감독도 고액 연봉 시대, '빈익빈 부익부' 도래
OSEN 기자
발행 2006.10.23 09: 27

‘그라운드의 여우’김재박(52) 감독이 지난 20일 현대에서 전격적으로 LG 신임 사령탑으로 옮겼다. 그것도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5억 원, 연봉 3억 5000만 원씩 총 15억 5000만 원으로 프로야구 사상 첫 '3억 원 연봉 시대'를 열어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김재박 감독이 거액의 몸값을 기록하자 한 일선 야구인은 “완전히 FA 대박계약이네”라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김재박 감독이 연봉 3억 원대를 기록하면서 한국야구계는 감독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게 됐다. 김 감독처럼 대박을 터트린 감독이 있는 가 하면 타구단 코치급에 머물고 있는 감독들도 다수 있다. 감독간의 연봉 차이는 물론 그동안의 업적에 따른 것이다. 김재박 감독은 11년간 현대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이라는 업적을 남겼기에 최고의 연봉을 받게 된 것이다. 한국시리즈 2회 우승에 현재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있는 김인식 한화 감독이 “재박이가 그 정도는 받을 만하지”라며 인정했듯 감독간의 연봉차이는 그동안의 이뤄놓은 업적에 기인한다. 올 시즌 계약이 만료되는 김인식 감독도 ‘대박 연봉’을 바라보고 있는 시점이다. 한화와 재계약 협상을 벌일 전망으로 올해 연봉 2억 원에서 대폭 향상이 예상된다. 실적이 없는 초보 감독이나 구단 형편이 넉넉지 못한 구단의 감독은 연봉이 세지 않다. 올 시즌 감독들의 연봉 실태를 살펴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올해 최고 연봉 감독은 역시 김재박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3년전 현대와 재계약할 때 총액 10억 5000만 원으로 올해 연봉은 2억 5000만 원이었다. 그 다음이 김인식 감독, 김경문 두산 감독, 선동렬 삼성 감독이 2억 원, 강병철 롯데 감독 1억 7000만 원, 서정환 KIA 감독, 조범현 SK 감독이 1억 5000만 원, 그리고 이순철 LG 감독이 1억 3000만 원이었다. 3년 전 초보 감독의 몸값 수준은 연봉 1억 5000만 원 안팎이었지만 선동렬 삼성 감독은 ‘국보급 투수’라는 스타 출신이고 부자구단의 사령탑을 맡은 덕분에 단숨에 연봉 2억 원으로 특급 감독 수준의 대우를 받았다. 올 시즌 종료 후 감독들의 고액 연봉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점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김재박 감독이 2억 5000만 원에서 충분한 상승요인을 갖고 있기에 3억 원 이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 3년간 현대에서 한국시리즈 1회 우승,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호성적을 냈기 때문에 연봉인상 요인이 있었다. 여기에 타 구단인 LG에 스카우트 형식으로 이적하면서 3억 5000만 원이라는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발표될 김인식 한화 감독의 연봉도 3억 원 안팎으로 치솟을 것이 예상된다. 김인식 감독의 인상 기준은 최근 SK 신임 사령탑으로 4년 만에 복귀한 김성근 감독의 연봉 2억 5000만 원이다. 김인식 감독은 그동안의 실적에서 김성근 감독보다 낫기에 더 높은 연봉을 요구할 만하다. 반면 신예급 감독들은 고액연봉 감독들의 절반에도 못치는 몸값을 받고 있어 감독계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확연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신예 감독들은 연봉 1억 5000만 원 안팎으로 잘나가는 베테랑 코치들과 큰 차이가 없다. 역시 최근 김성근 감독과 함께 국내 프로야구로 복귀한 ‘왕년의 홈런왕’인 이만수 SK 수석코치가 연봉 1억 3000만 원을 내년 시즌 연봉으로 계약했고 현대에는 1억 원대 연봉을 받는 ‘감독급 코치들’이 3명 포진해 있다. 현대에서는 올해 정진호 수석코치가 1억 1700만 원, 김시진 투수코치가 1억 1500만 원, 김용달 타격코치가 1억 1200만 원을 받았다. 구단 일부에서는 “감독들의 몸값이 너무 올라가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지만 고액연봉 감독시대는 대세가 돼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베테랑 감독과 신예 감독간의 몸값 차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sun@osen.co.kr 김인식-김재박-김성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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