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두 감독의 운세를 시험하고 있다'
OSEN 기자
발행 2006.10.23 09: 32

'운(運)의 대결'. 22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내린 비는 김인식 한화 감독과 선동렬 삼성 감독의 승운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시 말해 하늘이 두 감독의 운세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에서 절대 조건은 실력이다. 그러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운이다. 모든 감독들은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우승은 힘들다"고 말한다. 천하의 김응룡 감독이나 김재박 감독, 김인식 감독도 이 말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김응룡 삼성 사장은 감독시절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한때 김 사장이 감독으로 장기집권을 계속하자 모 선수가 점집을 찾아가 김 사장의 운세를 따져보니 "평생 이기는 사주"라는 말을 듣고 크게 낙담했다는 일화도 있다. 10번의 우승 과정을 살펴보더라도 운은 항상 김 사장의 편이었다. 김인식 감독이나 선동렬 감독 역시 실력도 실력이지만 타고난 복도 만만치 않은 인물들이다. 김인식 감독은 두산 사령탑으로 있었던 지난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하늘의 도움을 받았다. 1차전 대패로 낙심한 상황에서 비로 인해 2차전이 취소됐고 하루 휴식 후 3연승,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돌파하는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운이 따랐다. 이번 2차전 우천 순연도 당시와 연결지어 김인식 감독에게 운이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선동렬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기대치 못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손쉽게 우승했다. 1차전 박종호의 부상으로 대체 투입한 김재걸이 맹활약했고 2차전에서는 김대익의 극적인 9회말 동점홈런으로 우승의 기틀을 잡을 수 있었다. 또 주니치 선수 시절 데뷔 첫 해인 96년 부진을 털고 97년부터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과정에서 행운을 얻었다. 4월 4일 요코하마와의 개막전에 구원 등판, 폭투 후 홈에 쇄도하는 3루 주자를 아웃시켰는데 TV 느린 화면에는 세이프였다. 그런데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고 첫 경기에서 블론세이브 위기를 넘긴 선동렬감독은 이후 승승장구, 부활에 성공했다. 과연 이번 2차전 우천 순연이 두 감독의 운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김인식 감독의 대운으로 연결될 지, 아니면 우천 복병에 흔들리지 않고 선 감독의 대운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국시리즈를 복장(福將)을 가리는 장이기도 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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