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신데 어떻게 함부로 말해요?". 선동렬(43) 삼성 감독이 각별히 입조심(?) 하고 있다. 선 감독은 23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아무래도 상대 팀 감독이 옛 스승인지라 입조심하게 된다. 어찌 함부로 김인식 감독님을 자극하는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김인식 감독과 선 감독은 해태 시절 스승과 제자였다. 언론은 올해 한국시리즈를 '사제대결'로 부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예년 같으면 으레 나타나는 양 팀 감독들의 설전이 나오지 않고 있다. 선동렬 감독도 그렇지만 김인식 감독도 아끼는 제자와 설전을 주고 받기도 민망하긴 마찬가지. 이미 지난 20일 미디어데이에서 설전보다는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빴던 이들이었다. 선 감독은 지난해 김경문 감독과는 설전을 주고 받은 적이 있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서로의 약점을 지적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선 감독은 "지난해는 같은 40대 감독인 데다 김경문 선배와 서로 잘 알아서인지 편하게 말을 했다"며 "언론에서도 우리들의 말을 많이 다뤄 마치 설전을 하는 것 처럼 비춰졌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대신 "만일 김재박 감독님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왔으면 좀 시끄러웠을 것이다"는 말을 했다. 시즌 막판 선두 삼성을 맹추격하며 "삼성 기다려라"는 등 자극적인 발언을 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재박 감독은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깜짝 작전을 하겠다"며 선수를 치기도 했다. 양 팀 감독들의 설전은 한국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양념 거리다. 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흥행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적당한 수준에서는 얼마든지 상대를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제대결인지라 그야말로 얌전한 한국시리즈가 되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