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로저스 부정투구 은폐 논란
OSEN 기자
발행 2006.10.24 07: 02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불거진 케니 로저스의 '부정투구' 논란을 메이저리그가 은폐하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댄 웨젤은 24일(한국시간) 로저스 왼 엄지에 묻은 물질과 관련된 당사자의 증언을 소개하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논란거리를 덮어두려 한다고 비난했다. 당시 사건은 다음과 같이 전개됐다. 1회초 타격 도중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이 토니 라루사 감독에게 "로저스의 공이 우스꽝스러울 정도의 움직임을 보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자 라루사는 구심 알폰소 마르케스 씨에게 다가가 소속팀 타자들의 얘기를 전달하고 그냥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라루사의 얘기를 들은 마스케스는 로저스의 손을 지켜본 결과 '눈에 띌 만큼'으로 흙이 그의 왼 손에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부탁하는 데 손을 씻어주겠느냐"고 요구했다. 구심의 지적을 받은 로저스는 1회초 수비 뒤 덕아웃에서 손을 씻고 2회부터 '깨끗한' 손으로 다시 공을 던졌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메이저리그 심판위원장 스티브 팔레모의 증언이다. 하지만 웨젤은 로저스의 증언은 이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로저스는 경기 뒤 자신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흙이 손에 묻은 걸 발견하고는 스스로 덕아웃에서 닦았다"고만 밝혔다. 손을 씻으라는 구심의 요구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마르케스가 마운드에 올라온 적이 있긴 했지만 그저 디트로이트 공격이 끝난 뒤 빨리 마운드에 올라 수비 준비를 하라고만 했다는 것이다. 로저스는 "날이 너무 추워서 덕아웃에서 좀 오래 몸을 덥혔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양측의 대화가 이렇게 다르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게 웨젤의 주장이다. 현장에서 직접 '문제거리'를 목격한 당사자들의 말이 다르다면 의혹 해소 차원에서 메이저리그가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무국은 그러나 "문제 될 게 없다"는 얘기만 반복하며 상황을 덮어두려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논란거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애쓴다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다. 스테로이드 파문 당시 사무국은 미봉책으로만 일관했고 배리 본즈와 발코사건이 불거지면서 처벌을 강화했을 따름이다. 메이저리그 일각에선 사무국이 무명의 마이너리거들만 희생양 삼을 뿐 슈퍼스타들의 약물 복용 사실을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는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 와중에 팬들의 시선이 가장 집중되는 월드시리즈에서 적지 않은 논란거리가 발생했는데도 "손을 씻었으니 아무 문제 없다"는 사무국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웨젤의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피해 당사자인 세인트루이스는 조용하다.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으면 '기싸움' 차원에서도 문제를 삼아야 하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덮어두려 하고 있다. 웨젤은 "마크 맥과이어와 호세 칸세코가 오클랜드에서 스테로이드를 함께 복용했다는 게 정설인 데도 당시 감독이었던 라루사는 여전히 '좋은 야구인' 소리를 듣고 있다"며 야구계는 물론 야구인들도 모두 한통속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workhorse@osen.co.kr 케니 로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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