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에서 전격 웨이버 방출 예고를 받았던 거포 마해영(36)이 새로운 사령탑 출범과 함께 LG에 잔류할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 지난 23일 제8대 LG 사령탑에 취임한 김재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마해영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구단과 상의를 해봐야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김 감독의 이 답변은 내년 연봉 4억 원인 마해영을 그대로 웨이버로 방출하기에는 ‘아깝다’는 인식이 깔려있었다. 사실 김 감독은 LG로 옮기기 전 현대 감독으로 있을 때 LG에서 방출된 마해영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 17일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한 후 현대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중심타선 보강’을 첫 번째로 꼽았다. 마해영을 염두에 두고 나온 발언이었다. 현대 구단도 마해영 영입에 관심을 갖고 LG 측 의도를 파악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김 감독이 전격적으로 LG 사령탑으로 옮김에 따라 마해영의 거취는 다시 원점에서 출발하게 된 것이다. 김 감독은 아직 마해영의 방망이가 쓸 만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에 마해영을 LG에 잔류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잔류를 시키지 않더라도 헐값에 시장에 내놓지는 않겠다는 의도를 보일 것으로 엿보인다. 충분히 가치가 있는 선수이므로 쓸 만한 선수와 맞바꾸는 트레이드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의중이다. 마해영이 ‘방출 예고’로 시장에 나오자 현대를 비롯해 몇 개 팀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기에 카드가 맞지 않으면 그대로 LG에 눌러 앉힐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게다가 마해영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감독이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함에 따라 LG 잔류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시점이다. 마해영도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사가 강하기 때문에 김재박 감독이 내년 시즌 함께 하기를 권유하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LG 구단은 시즌 종료하자마자인 지난 9일 마해영을 내년 2월 초 웨이버로 공시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정식으로는 내년 2월에 방출해야 하지만 마해영에게 선수생활 연장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미리 발표했다는 것이 LG 구단의 설명이었다. 따라서 마해영을 원하는 구단은 마해영 측과 협상을 벌여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마해영이 내년 연봉을 4억 원에서 어느 정도 할인해주지 않으면 영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영입을 원하던 구단들도 마해영이 몸값을 깎아주기를 원해 현재까지 진척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김 감독의 LG행으로 마해영 방출건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게 된 것이다. 2003년 말 KIA와 총액 28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한 마해영은 지난해 가을 LG로 트레이드된 후 올 시즌 우타 거포로 활약이 기대됐으나 타율 2할7푼에 5홈런 28타점에 그쳐 실망감을 안겼다. 시즌 막판에는 2군에 머물고 있었다. 과연 마해영이 김 감독과 함께 내년 시즌 LG에 남게 될지 아니면 트레이드를 통해 타구단으로 이적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