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김인식, 졌을 때 반응도 '색깔대로'
OSEN 기자
발행 2006.10.24 09: 27

"선발 브라운? 초등학생도 칠 수 있는 한가운데 실투를 범했다". "좌익수 심정수? 수비 못하는 선수에게 잘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김한수 교체? 안 맞는 선수를 구태여 고집하지 않는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6차전까지 갈 것 같다"고 예상했던 선동렬 삼성 감독이기에 두 번은 지리라 내심 각오했을 법하다. 그러나 지난 23일 2차전 역전패(2-6) 후 인터뷰서 선 감독은 '이기든 지든 하고 싶은 말은 다 한다'는 직설 화법으로 자기 선수들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특히 2차전 직후에는 위에 언급된 답변처럼 질문 대상에 오르는 선수 하나하나가 전부 도마에 올랐다. 소위 '믿음의 야구'를 구사한다는 '적장' 김인식 한화 감독과 뚜렷히 대비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대투수 출신으로서 카리스마와 이론을 확고히 구축한 선 감독의 완벽주의가 읽히는 부분이다. 반면 김인식 감독은 1차전 영봉패(0-4) 후 오히려 5이닝도 못 버틴 패전투수 류현진을 두둔했다. 김 감독은 줄곧 "류현진은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삼성 타자들이 재수가 좋아 빗맞은 안타를 만들었다. 또 포수 리드나 수비 등에서 선배들이 류현진의 호투를 망쳤다"라고 언급했다. 실제 김 감독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현대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특정 선수를 '공개 비판'한 경우가 거의 한 번도 없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 때 류현진을 직구 위주 패턴으로 리드하지 않은 신경현을 힐책한 정도다. 그리고 신경현은 2차전에서도 도중 교체됐는데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리드를 잘못해서가 아니라 투수 문동환이 심광호를 더 편해 해서"라고 밝혀 문책이 아님을 알렸다. 아울러 두 감독의 패배 원인 분석도 흥미롭게 엇갈린다. 김 감독은 패하면 열이면 아홉 "타자들이 (상대 투수를) 못 쳐서 졌다"라고 말한다. 반면 선 감독은 2차전 패배 후 "선발 브라운이 5회를 못 버티고 대량실점해 졌다"는 데 비중을 뒀다. 순리를 중시하는 김 감독과 완벽에 매달리는 선 감독의 성향이 묻어나는 해석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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