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체력, 전력이 열세인 한화가 마운드마저 흔들리고 있다. 그럴 수록 김인식 감독의 '매직 용병술' 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지난 23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 승리 후 25일 3차전 선발로 불펜요원 최영필을 예고했다. 3차전 선발로 예상됐던 베테랑 좌완 송진우의 팔꿈치가 완전치 못해서 나온 고육지계였다. 더군다나 투수 3관왕 좌완 류현진마저 팔꿈치 이상을 노출, 향후 등판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2차전을 잡아 적지 대구에서 목표 삼았던 1승 1패 작전을 완수하고 홈 대전으로 귀환했다. 2차전에서 김 감독이 내민 '회심의 카드'는 마운드에서는 문동환, 방망이에서는 클리어였다. 김 감독은 "선발 정민철을 문동환으로 빨리 바꾼 것이 승인"이라고 평할 정도로 문동환을 아끼지 않았다. 또 1차전 병살타와 삼진 등 외야 플라이 하나 치지 못한 클리어를 2번으로 거듭 기용했는데 4회 역전 4득점의 물꼬를 트는 좌중간 2루타로 효험을 봤다. 김 감독은 2차전에 앞서 "클리어가 마이너에 있을 때는 3~4번을 쳤다. 그래선지 한국 투수 공은 못쳐도 용병 투수 볼은 오히려 잘 친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는데 배신당하지 않았다. 클리어는 삼성의 3차전 선발 하리칼라를 상대로도 표본이 매우 작지만 정규시즌에서 5타수 4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 중 2안타는 홈런이었다. 이미 클리어는 플레이오프 때도 현대 에이스 캘러웨이 '저격수'로 소기의 성과를 냈다. 배영수-브라운-하리칼라로 삼성 선발진이 운용될 현 상황에서 클리어가 조원우보다 우선 낙점받을 가능성은 훨씬 커지고 있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