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손뿐만 아니라 이젠 공도 문제가 되고 있다. '송진 의혹'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케니 로저스(42.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월드시리즈 2차전 당시 던진 공의 표면이 닳아 있었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됐다. 25일(한국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은 로저스가 던진 공 표면이 평소와 달리 닳아 있는 점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핼 매크레이 타격 코치는 "로저스는 송진으로 룰을 어긴 것뿐만 아니라 공에도 흠집을 냈다. 표면이 닳은 공 6개 정도를 증거로 확보해 뒀다"며 "아마 손톱이나 다른 수단으로 공 표면을 긁은 것임에 틀림 없다"고 주장했다. 투수가 손에 로진 가루 이외의 이물질을 묻히는 것은 물론 공 표면에 자극을 줘서 손상시키는 행위도 부정투구에 해당한다.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로저스는 해서 안 되는 반칙투구를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거침없이 한 것이다. 로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서 23이닝 연속 무실점이란 경이적인 기록 행진을 잇고 있다. 놀라운 활약으로 단숨에 이번 포스트시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지만 최근 불거진 부정 투구 의혹으로 업적이 점점 퇴색되고 있다. 그가 공에 흠집을 냈다는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의 주장이 나오자 마자 로저스의 부정 행위가 과거에도 심심치 않았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AP통신의 칼럼니스트 팀 달벅은 이날 "그가 텍사스 시절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6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할 당시 던진 공 표면이 모두 손상돼 있었던 점이 클리블랜드 선수들의 주장으로 밝혀진 바 있다"고 전했다. 로저스가 어쩌면 '상습범'일 수도 있다는 뉘앙스였다. 그가 과거에도 심심치 않게 부정투구를 감행했다는 점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짐 릴랜드 디트로이트 감독은 이 같은 의혹에 전면 부인했다. 그는 지역지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케니는 공에 흠집을 내지 않았다"며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의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날이 지날수록 의혹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조용하다. 구체적인 조사에 착수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 현재로선 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만 이번 월드시리즈는 어떤 팀이 우승하든 뒷말이 무성할 전망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