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한국영화 개성 강한 여성 캐릭터가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6.10.25 11: 08

“훗날 내가 조연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가 없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있어요.” 김지수가 한국영화의 여성캐릭터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지수는 데뷔 후 TV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게다가 지난 해 영화 ‘여자, 정혜’로 김지수는 수많은 스타들이 실패의 쓴 맛을 보기도 했던 스크린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김지수는 근심하고 있었다. 훗날 자신이 연기하거나 연기하고 싶다는 캐릭터가 과연 존재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한국영화가 번성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성강한 조연들은 대부분 남성들이죠.” 김지수는 오히려 “혹시 기억나는 개성이 강한 여성캐릭터가 떠오르는게 있으세요?”라고 되묻기 까지 한다. 그런 김지수에게 딱히 대답해 줄만한 여성캐릭터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김지수의 고민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김지수의 고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 김지수를 평가하는 말 중에는 ‘멜로 퀸’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멜로 퀸’이라는 수식어가 듣기 좋을 것 같지만 김지수에게는 아니었다. 그에게 ‘멜로 퀸’은 여성 연기자가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한정돼 있다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멜로 영화도 좋아하지만 장르를 바꾸고 싶은 욕구도 있다. 하지만 그럴만한 여성캐릭터가 없다. 남성의 경우에는 연기 스펙트럼이 넓지만 여성은 ‘웃기거나 혹은 울리거나’가 전부다. 영화 속 여성캐릭터는 대부분 틀에 박히거나 정형적이다.” 그래서 김지수가 바라는 것은 한국영화에 개성있는 여성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것이다. 김지수의 바람은 브라운관에 이어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자의 여유, 또는 ‘여자, 정혜’로 각광을 받은 배우로서의 행복한 고민으로 해석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하고 싶지만 그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지수는 자신이 꼭 주연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자신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연기하고픈 소박한 생각만 있을 뿐이었다.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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