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크리스 카펜터(31, 세인트루이스)는 왜 자신이 팀의 에이스인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25일(한국시간) 열린 월드시리즈 3차전서 카펜터는 자로 잰 듯한 직구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 타이밍을 절묘하게 빼앗는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디트로이트 타선을 농락했다. 3회 브랜든 인지에게 중전안타, 5회와 8회 션 케이시에게 각각 안타 1개씩만 허용했을 뿐 디트로이트 타선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이렇다 할 위기도 없어 오히려 '폴클래식'에 걸맞지 않게 박진감이 떨어졌을 정도. 카펜터는 세인트루이스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투수다. 이날까지 이번 포스트시즌 5경기에 등판 3승을 쓸어담으며 토니 라루사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특히 이날 승리는 뉴욕 메츠와 치른 NLCS 6차전서 6이닝 7피안타 2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패전의 멍에를 쓴 아쉬움을 깨끗이 씻은 것이어서 개인적인 기쁨이 더 했다. 지난 1997년 토론토에서 데뷔한 카펜터는 빅리그 9년차의 중고참이다. 초창기 구위는 좋지만 '미완의 대기'로 평가받았던 그는 2004년 FA로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만개했다. 그 해 15승5패 방어율 3.46을 기록한 뒤 지난해 무려 21승5패 2.83이란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쥔 것. 올해에도 15승8패 3.09로 꾸준한 성적을 남긴 끝에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최상의 투구를 선보인 것이다. 이날 승리는 카펜터 본인뿐 아니라 세인트루이스에게도 귀중한 승리였다. 2승을 먼저 선점한 카디널스는 홈에서 5차전까지 홈에서 치르게 돼 잘 하면 홈에서 축배를 들 수 있게 됐다. 이 경우 카펜터의 등판은 더 이상 없게 되지만 1982년 이후 24년만의 정상 등극을 노리는 팀에 큰 힘이 됐다는 점에서 그의 공로는 매우 틀별하게 여겨진다. 경기를 중계한 'FOX TV'는 카펜터를 이날 경기의 MVP로 선정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