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삼성이 '깜짝 카드'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한화 마무리 구대성을 무너뜨리고 연장 12회 혈투 끝에 승리를 따낸 선동렬 삼성 감독은 4차전 선발로 좌완 전병호를 예고했다. 누구나 다 1차전 선발로 나와 승리를 따낸 배영수를 예상했기에 의외가 아닐 수 없다. 선 감독은 25일 3차전에 배영수를 연장 12회말 1사 후 투입, 마무리로 기용했다. 그러나 투구수가 많지 않았고 1차전 선발 내용도 6이닝 무실점으로 위압적이었다. 따라서 전병호는 '먼저 나가는 투수'의 개념이고 상황에 따라 배영수의 등판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전병호가 예상 밖으로 오래 버텨준다면 바로 권오준-오승환 등 불펜진을 가동할 수 있다. 이 경우 배영수는 5차전 선발이 가능하다. 반면 구대성을 4이닝이나 내고도 연장 12회 끝에 져버린 김인식 한화 감독은 4차전 선발로 '투수 3관왕' 류현진을 예고했다. 류현진의 팔꿈치 통증이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5일만에 등판을 결정한 것이다. 류현진은 1차전 때 선발로 던졌지만 4⅔이닝 3실점(2자책점)하고 배영수에 패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류현진은 잘 던졌다. 포수의 볼 배합과 선배들의 수비가 잘못됐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대성이 소모되어 버린 한화로서는 류현진이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져줘야 시리즈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류현진은 정규 시즌에서는 삼성을 상대로 6번 나가 5승을 거둔 바 있다. 반면 전병호는 삼성의 왼손 불펜요원으로 한국시리즈 2차전에 투입됐지만 데이비스에게 쐐기 투런홈런을 허용했었다. 베테랑 좌완 송진우의 부상 탓에 할 수 없이 3차전 선발로 최영필을 올린 김 감독의 한화와 달리 배영수라는 확실한 카드를 쥐고도 전병호를 택한 선 감독의 '도박'이 적중할지 흥미롭게 됐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