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호 피홈런' 오승환, 신기록 후유증?
OSEN 기자
발행 2006.10.26 08: 53

"나도 정규 시즌서 많이 던졌을 때는 포스트시즌서 안좋았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삼성의 특급 마무리 오승환(24)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1차전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25일 3차전에서 투런 홈런을 맞으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1이닝 2실점으로 자칫하면 패배의 빌미를 제공할 뻔했지만 다행히 연장 12회 박진만의 결승타와 배영수의 마무리 성공으로 위기를 넘겼다. 8월 12일 대구 현대전에서 외국인타자 서튼에게 허용한 스리런 홈런이 올 시즌 유일한 피홈런이었던 오승환으로선 시즌 2번째로 홈런을 맞은 것이다. 포스트시즌 포함 20게임 만에 허용한 홈런이었고 올 시즌 5번째 블론 세이브였다. '오승환의 구위가 전 같지 않다'는 얘기는 1차전이 끝난 후 김인식 감독이 인터뷰에서 제기하면서부터였다. 김 감독은 이날 비록 패했지만 오승환의 구위가 시즌 때만큼 좋은 것 같지 않다며 다음 번에 만나면 공략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의 평가대로 3차전서 오승환으로부터 심광호가 투런 홈런을 뽑아냈다. 오승환의 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구심들도 오승환의 구위가 이전만 못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구심들은 "구속은 비슷하다. 하지만 볼끝이 정규시즌 때보다는 확실히 떨어진다"고 공통된 견해를 밝혔다. 3차전을 승리로 끝낸 후 선동렬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1차전 후에는 "한국시리즈라는 부담감이 큰 것 같다. 다음부터는 잘 던질 것"이라고 밝혔으나 3차전 홈런포 허용 후에는 "시즌 때 많이 던진 탓이다. 저쪽 류현진도 마찬가지 아니냐"며 구위가 시즌 때보다는 못함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선 감독은 "내일(4차전)도 마무리 상황이 오면 오승환을 등판시킬 것"이라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줬다. 시즌 때 많이 던진 탓에 일시적으로 볼끝이 좋지 않을 뿐 곧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오승환의 마무리 실력을 믿고 있는 것이다. 사실 오승환은 올 시즌 '신기록 사냥'으로 인해 등판 빈도가 잦았고 결국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한국최고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아시아 신기록까지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진필중(LG)이 두산 시절 작성해 보유하고 있던 한 시즌 최다세이브(42)를 뛰어 넘어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의 이와세가 세웠던 아시아 최고기록인 46세이브도 경신했다. 특히 시즌 막판에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과 팀의 정규 시즌 1위를 위해 자주 호출됐다. 그 결과 47세이브라는 신기록과 함께 삼성의 정규 시즌 1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포스트시즌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최고구속 150km의 강속구를 여전히 뿌려대고 있지만 볼끝이 무뎌지고 컨트롤이 흔들리면서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한 오승환이 다음 등판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sun@osen.co.kr 지난 25일 오승환이 홈런 타구가 넘어간 쪽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는 가운데 심광호가 다이아몬드를 일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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