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한국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팔꿈치 시리즈'로 돼가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삼성과 한화의 주축 투수들의 '팔꿈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올 시즌 종료 후 오른 팔꿈치 인대 봉합수술(일명 토미 존 서저리)을 받을 예정이던 토종 우완 에이스 배영수와 외국인 우완 투수 하리칼라가 '팔꿈치 부상병'이다. 한화는 플레이오프까지 괜찮았던 왼쪽 라인에 문제가 생겼다.'괴물신인'으로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인 좌완 에이스 류현진과 최고령 현역 투수로 개인통산 200승의 위업을 달성한 '회장님' 송진우(40)의 왼쪽 팔꿈치가 말썽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양쪽 다 오른쪽과 왼쪽에 이상이 생겼지만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삼성은 이미 아프다고 공인된 배영수와 하리칼라가 펄펄 날며 팀 승리를 이끌고 있는 반면 플레이오프에서 문제가 된 한화는 부상으로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배영수는 1차전에서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쳐 완승을 거둔 데 이어 중요한 승부처인 3차전에서는 연장 12회에 마무리로 깜짝 등판, 세이브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정규시즌 때는 팔꿈치 통증으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했으나 한국시리즈서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2경기서 6⅔이닝 무실점으로 1승 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시즌 후반 한달여간 2군에 머물며 팔꿈치 통증을 치료했던 하리칼라도 3차전서 4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팀 승리에 기여했다. 또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내내 재활에만 전념했던 좌완 불펜요원인 권혁과 '애니콜' 임창용도 연장혈투를 벌였던 3차전에 구원 등판, 강속구를 뿌려대며 건재를 과시했다. 한마디로 삼성은 '팔꿈치 고장병'들이 한국시리즈에서 벌떡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 듯 펄펄 날고 있다. 반면 한화는 갑자기 불거진 '팔꿈치 이상병들'로 인해 근심이 쌓이고 있다. 에이스인 류현진이 시즌 때 무리한 후유증으로 팔꿈치 통증이 생겨 실력 발휘를 못하면서 로테이션을 어렵게 끌고 가고 있다. 류현진은 시즌 막판부터 정상적인 5일 로테이션이 아닌 6일 로테이션으로 등판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등판도 6일만에 나서야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5일 로테이션으로 복귀했으나 시즌 때 괴물과 같은 모습은 아니다. 한국시리즈 1차전서 4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고 26일 4차전에 선발 등판해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또 지난 17일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5이닝 무실점의 관록투로 승리를 따냈던 베테랑 송진우도 팔꿈치 이상으로 한국시리즈에서는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상태가 류현진보다도 좋지 않아 언제 등판할지 모른다는 게 김인식 감독의 평이다. 오른쪽이냐, 왼쪽이냐는 차이만 있을 뿐 똑같이 '팔꿈치 문제'를 안고 있는 삼성과 한화이지만 현재까지 결과에서는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한국시리즈다. sun@osen.co.kr 배영수가 지난 25일 3차전을 마무리한 뒤 진갑용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류현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