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예인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부분 남자들은 바른생활 사나이가 되려하고 여자들은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요조숙녀가 되려 한다는 점이다.
물론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대중에게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불량스러운 이미지보다는 예의 바르고 곧은 성품으로 비춰지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또 직업 자체가 이미지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이를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어쩌면 꼭 필요한 요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그 고정된 이미지에서 조금만 빗나가는 행동이나 발언을 한다든지 또는 더 나아가 사회에 역행하는 행위를 했을 때는 그 누구보다도 더 심한 지탄과 비난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평소 독특한 캐릭터를 앞세워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사랑받아왔던 노홍철은 지난주 MBC ‘무한도전’에서 선배 개그맨들에게 ‘지긋지긋한 괴물’, ‘이건 뭐야’ 등의 다소 까칠한(?) 발언을 해 시청자들로부터 쓴 소리를 듣고 있다. 그 후 노홍철이 한 라디오에 출연해 방송컨셉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타깝게도 시청자들은 “드디어 본색이 드러나는군요”, "예의도 있고 착한 것 같아 좋아했는데 너무 막말을 하네요" 등의 내용을 게시판에 올리며 여전히 질책하고 있다.
반면 매일 아무한테나 호통을 치며 거친 입담을 자랑하는 박명수는 그것이 방송을 위한 컨셉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시청자들은 오히려 더욱 열광하고 좋아한다. 한 시청자는 “박명수 씨는 아무리 호통을 쳐도 기분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진짜로 성질을 낸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홍철 씨가 보여준 행동에는 성격이 묻어나오더라”며 노홍철을 꾸짖었다.
청순한 이미지의 여배우가 마약을 하거나 순수하고 예의바른 이미지의 아이돌 가수가 음주운전을 하면 그렇지 않은 연예인이 똑같은 행위를 저질렀을 때보다 대중이 내리치는 회초리의 강도는 더욱 세다. 최근 인터넷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K군 몰래카메라와 관련해서도 그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일부 네티즌들은 “CF와 방송에서 깨끗하고 순진한 척 하더니 충격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웃나라 일본을 비롯해 미국 등 세계 어느 나라의 연예인들을 봐도 그들이 저지르는 실상은 우리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는다. 섹스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예인도 방송을 통해 활발히 활동을 하고 여러 번 결혼과 이혼, 연애 등을 반복하는 바람둥이도 최고의 톱스타로 사랑받는다.
하지만 이 같은 범위는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정서상 매우 동떨어져 있다.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을 강조하는 대한민국이기에 일정한 범주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호되게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연예인들이 자신의 착한 이미지만 부각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종종 해가 될 수도 있다. 이제는 대중도 솔직한 모습을 원한다. 외국의 경우처럼 솔직한 수준을 넘어서 도가 지나친 정도까지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가식이 아닌 진실된 본인의 실제 모습을 보기 원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연예인들은 이러한 점에서 착한 이미지 콤플렉스를 탈피할 필요가 있다.
hellow082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