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에 외국인 감독의 바람이 거세다. 지난 25일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트레이 힐만(43) 감독이 이끄는 니혼햄 파이터스가 주니치 드래건스를 3-0으로 완파하고 시리즈 3승1패를 기록, 1승만 거두면 대망의 패권을 차지한다. 시리즈를 앞두고 대부분 주니치의 우세를 점쳤지만 니혼햄은 오히려 투타에서 주니치를 압도하고 있다. 만일 니혼햄이 남은 3경기에서 1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일본시리즈는 2년 연속 외국인 감독이 패권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된다. 지난해 바비 밸런타인 지바 롯데 마린스 감독은 일본시리즈에서 한신을 4승1패로 누르고 외국인 감독으로는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까지 외국인 감독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모두 4명의 외국인 사령탑이 팀을 지휘하고 있다. 힐만, 밸런타인 감독을 비롯해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 마티 브라운, 그리고 최근 오릭스 바펄로스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테리 콜린스 등이 있다. 콜린스 오릭스 감독을 포함해 역대로 일본에서 외국인감독은 8명이었다. 이들은 미국의 선진 야구를 일본야구에 접목시켰다. 철저한 짜내기 야구로 일컫어지는 일본야구가 최근 10년 동안 다양성을 추구하게 된 것도 이들의 덕택이다. 아울러 이들 감독은 마케팅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스포테인먼트에도 능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외국인 감독들은 일본의 스몰볼을 흡수하기도 한다. 요즈음 일본인 감독들도 잘 쓰지 않는 위장 오더를 내기도 하고 매일 상대 투수에 따라 타순을 바꾸는 야구를 한다. 상황에 따라 어떻게든 이기려는 승리의 야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 감독을 선호하면서 인재 육성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시노 센이치 전 한신 감독은 "야구계에 인재가 없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가 왜 프로야구까지 미국에 의존해야 되는가. 새로운 선수의 육성과 인재 육성의 계기로 삼아야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sunny@osen.co.kr 트레이 힐만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