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1, 서울)이 이장수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지난 시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신인왕을 차지했던 박주영은 올 시즌 들어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고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부진 이후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며 극도의 슬럼프에 빠졌다. 특유의 공간 활용은 빛을 잃었고 골 찬스까지 잡고도 자신없는 모습으로 일관해 슈팅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여기에 벤치 멤버로 전락하면서 경기 감각까지 무뎌져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가 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후기리그 막바지 들어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9월 16일 인천전에서 날린 프리킥이 골대를 맞히며 부활을 알린 박주영은 이어진 대전전에서 다시 크로스바를 맞히는 슈팅을 기록했다. 이후 교체 멤버로나마 계속 출장한 덕에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아가던 박주영은 지난 21일 광양 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후기 10라운드에서 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25일 하프타임에 교체 출장한 박주영은 좋은 패스와 공간 활용 능력을 보여주며 성남의 골문을 위협했고 후반 44분 감각적인 오른발 프리킥골로 극적인 동점을 엮어내며 스타로서의 면모를 되찾았다. 이같은 박주영의 슬럼프 탈출에는 이장수 FC 서울 감독이 있었다. 이 감독은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박주영을 2군으로 내리지 않고 계속 1군에 잔류시키며 꾸준히 교체 출장시켰다. 이는 박주영의 슬럼프 원인이 '자신감 부족'이라고 판단해 상대 수비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교체 출장시켜 골을 기록하게 하려는 의도에서였다. 또한 이감독은 언론과 만날 때마다 "주영이는 신체적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어있는데 잘 극복할 것이라고 본다" 며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이에 박주영은 훈련에서부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나섰다. 그리고 결국 2경기 연속골이자 플레이오프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골을 기록하게 된 것. 이날 프리킥 골도 이장수 감독의 무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지막 순간 얻은 프리킥을 브라질 출신의 두두가 차려고 나섰다. 하지만 이장수 감독은 박주영에게 킥을 할 것을 지시했고 짜릿한 동점골로 연결시킨 것이었다. 이장수 감독은 "위치상 박주영이 나아 보여 두두가 차려는 순간 키커를 교체했다" 며 "사실 골을 넣으리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고 박주영을 끝까지 믿었음을 밝혔다. 이장수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자신감을 회복한 박주영. 그의 부활은 플레이오프행에 다가선 서울에게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