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제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대전 원정이었던 3,4차전을 내리 연장전 끝에 승리, 3승 1패로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그러나 비판적 시각에서 가혹하게 평한다면 '누가 누가 못 치나' 경쟁에서 삼성이 한화보다 좀 낫다고 할 정도로 빈타의 연속이다. 다만 마운드의 두터움과 수비의 견고함, 그리고 행운에서 삼성이 한화를 앞섰기에 3승 1패라는 성적표를 손에 쥘 수 있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프리 배팅도 못 넘기는데 실전에서 무얼 기대하겠느냐"라고 한탄, 타선의 장거리포 실종에 대해 거의 채념하듯 말했다. 실제 삼성의 홈런은 4차전 들어서야 진갑용의 솔로홈런으로 처음 나왔다. 시리즈의 분수령이던 3,4차전에서 삼성의 득점은 한화의 수비 에러 내지는 박진만 김재걸 등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깜짝 결정타에 의해 이뤄졌다. 반면 삼성 타선의 중추라 할 양준혁-심정수 3-4번 라인은 존재감이 거의 없다. 특히 심정수는 4번타자임에도 경기 중반 무렵 거의 늘 교체된다. '외야수비가 약하다'는 선 감독의 판단에 의해서지만 접전 양상에서 4번을 빼버리는 데서 그의 비중이 읽혀진다. 심정수는 시리즈 4차전까지 장타는 2차전 때의 2루타 1개가 전부다. 본인은 "홈런보다 출루율에 주력한다"라고 밝혔지만 대전으로 넘어와서는 삼진 3개를 당하는 등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양준혁은 아예 2루타 이상 장타가 1개도 없다. 한화 벤치의 집중 견제로 인해 많은 볼넷을 얻어내고 있어 양호해 보이지만 2차전 4회 2사 만루를 비롯해 결정적일 때 한 방이 안 나온다. 마운드-수비-선구안-작전 수행능력에 걸쳐 우승 전력임을 보여주고 있는 삼성이 잠실로 옮겨 치르는 5차전부터 양준혁-심정수의 화력까지 가동, '화룡점정'을 해낼지 주목된다. sgoi@osen.co.kr 양준혁-심정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