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오승환을 헹가래쳐줄 것"
OSEN 기자
발행 2006.10.28 10: 17

‘선동렬-장채근(해태 타이거즈), 정민태-박경완(현대 유니콘스), 오승환-진갑용(삼성 라이온즈)’.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프로야구에 인상 깊게 남은 배터리들이다. 맞는 답이다. 그러나 거기에 한 수 더 붙이자면 최고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한 ‘짝궁’이라는 점이다. 이 배터리들은 선수로서 최고의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진한 포옹을 나눈 사이들이다. 이른바 ‘영광의 순간’으로 모든 사진기자들의 주목을 받는 투포수로서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누는 감격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또 마지막 투수는 선수단의 헹가래를 받는 투수가 되기도 한다. 이 장면은 1년 내내 한국시리즈의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된다. 본인들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감독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의 투수를 누구를 기용할 것인지 고려하기도 한다. 물론 접전의 상황에서는 그럴 여유가 없지만 느긋하게 승리를 확정지을 때는 ‘마지막 투수’를 누구로 내세울 것인지 미리 점찍어두는 것이다. 2006 한국시리즈서 3승 1패로 앞서며 1승만을 남겨놓고 있는 선동렬 삼성 감독은 누구보다 마지막 투수의 영광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선수시절 해태 타이거즈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단짝인 장채근 포수와 함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던 투수였기에 그 기쁨과 영광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감독이다. 그런 선 감독이 올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마지막 투수로 특급 소방수 오승환을 다시 내세울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선 감독은 4차전서 승리한 후 “마지막 영광의 순간을 오승환에게 맡길 것이다. 점수 차와 상관없이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릴 것”이라며 올 시즌 내내 최고의 팀 공헌도를 기록한 오승환에게 영광의 순간을 선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선 감독은 비록 오승환이 한국시리즈에서 구위가 떨어져 약간 고전하고 있지만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선 감독은 “오승환이 시즌 종료 후 심한 감기 몸살을 앓았다. 시즌 때 많이 던져 쌓인 피로탓에 큰 경기를 앞두고 감기 몸살로 고생했다. 심한 감기 몸살은 관절 등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지금은 투구 밸런스가 잘 맞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오승환은 우리 팀 마무리다. 마지막 투수로 오승환을 낼 것”이라며 강한 신뢰를 보여줬다. 올 시즌 팀 승리의 60% 이상을 책임진 47세이브라는 한 시즌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을 수립한 오승환이기에 한국시리즈에서 일시적으로 구위가 떨어졌다고 믿음을 저버릴 수 없는 일이다. 내년 시즌도 당연히 삼성 마무리는 오승환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선동렬 감독은 주저없이 오승환을 마지막에 헹가래쳐질 투수로 마운드에 올린다는 것이다. 과연 삼성이 28일 5차전서 승리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하며 오승환을 헹가래쳐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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