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마침내 2006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우뚝 섰다. 지난 1982년 밀워키 브루어스를 7차전 끝에 물리친 뒤 무려 24년만에 정상에 등극했다. 이미 3승1패로 우승을 눈앞에 뒀던 세인트루이스는 28일(한국시간) 홈구장 뉴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제프 위버의 기막힌 역투와 상대의 거듭된 실책에 편승, 4-2로 역전승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간 5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번번히 고비를 넘지 못해 좌절해왔다. 그러나 올해에는 뒤늦게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쥔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뉴욕 메츠, 그리고 디트로이트 마저 물리치고 샴페인을 터뜨린 것이다. 반면 1984년 이후 22년만의 우승을 노렸던 디트로이트는 젊은 선수들의 잇딴 실책과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마지막 무대에서 무릎을 꿇었다. 디비전시리즈서 거함 뉴욕 양키스, 리그 챔피언 결정전선 강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연속해서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가장 큰 무대에서 고개를 떨구었다. 시리즈가 5차전에서 끝난 데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선발로 나선 위버의 호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차전에서 5이닝 9피안타 3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신예 앤서니 레예스 대신 이날 선발로 나선 그는 8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디트로이트 타선을 틀어막는 수훈을 세웠다. 세인트루이스는 분위기를 탄 팀답게 2회말 선취점을 올리면서 기세를 올렸다. 선두 야디에르 몰리나가 중전안타로 살아나가자 다구치 소의 희생번트, 위버의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 전날 경기의 영웅 데이빗 엑스타인이 내야땅볼을 때려낸 순간 디트로이트 3루수 브랜든 인지의 송구가 1루수 션 케이시의 글러브를 한참 벗어나면서 몰리나가 홈을 밟아 1-0. 막판에 몰린 디트로이트는 4회 케이시의 투런홈런으로 잠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1사 뒤 마글리오 오도녜스가 우익수 크리스 덩컨의 실책으로 출루하자 좌타석에 들어선 케이시가 우측 파울폴대 안쪽으로 빨려들어가는 우월 아치를 그려낸 것. 세인트루이스는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4회말 곧바로 2점을 얻어 역전하는 전력을 발휘했다. 이번에도 디트로이트 수비진의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다. 1사 뒤 야디에르 몰리나가 좌전안타, 다구치가 중전안타를 쳐 1,2루. 투수 위버는 정석대로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이 순간 타구를 잡은 투수 저스틴 벌랜더가 3루로 급하게 공을 뿌리다 악송구를 범해 동점을 허용한 것. 최소 2사 1,2루가 됐어야 할 상황이 1사 2,3루로 변하면서 디트로이트는 침몰했다. 엑스타인은 유격수 깊숙한 땅볼로 3루주자를 득점시켜 경기를 뒤집었다. 다시 리드를 잡은 세인트루이스는 위버의 거듭된 호투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고 7회 스캇 롤렌의 적시타로 디트로이트를 망연자실케 한 끝에 우승의 감격을 한껏 누렸다. workhorse@osen.co.kr 제프 위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