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했어도 '김인식 야구'는 재밌었다
OSEN 기자
발행 2006.10.29 17: 39

비록 준우승이었지만 김인식 감독과 한화는 또 하나의 승자였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한화는 KIA와의 준플레이오프(2승 1패), 현대와의 플레이오프(3승 1패)를 돌파하고, 7년만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역시 1승 1무 4패로 6경기까지 치렀으니 포스트시즌 12경기에 걸친 TV나 신문-인터넷 홍보 효과는 삼성의 그것을 능가했다.
또 하나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났지만 한화 야구는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8개 구단 중 번트를 가장 적게 댔고 홈런은 유일하게 세 자릿수를 넘어섰다. 용병 클리어는 기대 이하였고 데이비스는 기복이 심했지만 중심타선의 김태균과 이범호는 장타력과 선구안을 겸비한 타자로 대성할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투수력에 있어서 한화가 '가장 강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마운드 운용은 최고였다. 올 초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4강을 이룩한 김인식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타짜'란 찬사를 얻을 만큼 절묘한 투수 교체 솜씨를 발휘했다.
마무리 구대성의 공격적 투입으로 KIA의 추격을 따돌렸고 제1선발 문동환을 불펜으로 돌려 현대를 꺾었다. 그러나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들어 '200승 좌완' 송진우가 부상 이탈하고 '투수 3관왕' 류현진이 삐끗하면서 김 감독의 용병술도 한계에 봉착했다.
특히 '필승카드' 구대성에게 4이닝을 맡기고도 연장 12회 접전 끝에 패한 3차전은 결과적으로 치명적 패착으로 돌아왔다. 이는 4차전 문동환의 과부하로 귀결됐다. 5차전마저 15이닝 무승부로 끝나면서 한화의 마운드는 바닥이 났다. 여기다 타선마저 삼성의 막강 투수진에 제압당하자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6경기 내내 한화의 홈구장 대전구장은 만원사례였다. 1승 3패로 패색이 짙었음에도 한화 팬들은 중립지역에서 열린 5,6차전 잠실구장 3루측 관전석을 가득 메웠다. 승패라는 결과를 떠나 김인식과 한화의 2006시즌은 더할 나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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