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SEN=홍윤표 기자]그라운드에서 11번이나 ‘공중부양’을 당했던 삼성 라이온즈 김응룡 사장(65).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그보다 복을 누린 사람이 있을까. 남들은 우승의 기쁨을 한 번이라도 맛보기 힘든 판에. 29일 잠실 야구장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 200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경기내내 가슴을 졸이며 피말리는 승부를 지켜봤던 김 사장은 비로소 굳었던 표정을 활짝 폈다. 그는 제일 먼저 휴지를 꺼내들고 손에 밴 땀부터 닦았다. 그리고는 2층 삼성 구단 관계자석에서 함께 관전했던 이수빈 삼성구단주와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 그룹 고위층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기쁨의 악수를 나누었다. 김 사장이 던진 첫 마디는 “선(동렬) 감독이 나보다 한 수 위네”였다. 김 사장은 마치 감독시절로 되돌아간 것처럼 “심정수, 김한수, 임창용, 권혁 등이 부상을 당해 올해는 어렵다고 봤는데…”라며 제자인 선동렬 감독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9번 정상에 오른 다음 2000년 시즌 후 삼성으로 말을 갈아타고, 2002년 삼성에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안겨줬던 그는 감독으로서 통산 10차례 우승했다. 그리고 2004년 12월 삼성 구단 최고경영자로 변신, 2005, 2006년 연속으로 정상에 섰다. 이쯤되면 그야말로 개인의 영광이자, 가문의 홍복이 아닐 수 없겠다. 김 사장은 5회 말 삼성 공격이 끝난 다음 잠실구장 1층 귀빈실에서 2층 삼성구단 관계자석으로 자리를 옮겨 관전했다. 초조한 마음을 애써 억누르는 지, 자주 고개를 숙이며 딴청을 부리는 모습도 보였다. 26일 4차전 경기 도중 삼성이 한화에 1-2로 뒤지자 자리에서 일어나 구장을 빠져나갔고, 28일 5차전 15회 무승부 격전을 치르고 난 후에는 “조마조마하고, 긴장 돼서 손에 땀이 뱄다”며 긴 한숨을 토해냈던 그였다. 그라운드에서 한 평생을 보낸 그도 승부의 원초적인 긴장감을 떨쳐버리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삼성 구단 경영자로 일궈낸 2년 연속 우승, 김 사장은 그 감격을 새김질하며 선 감독을 축하하기 위해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chuam@osen.co.kr 김응룡 사장(맨 오른쪽)이 이수빈 삼성구단주(왼쪽),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운데)와 나란히 앉아 관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