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김응룡, '짧은 만남, 긴 여운'
OSEN 기자
발행 2006.10.29 20: 00

짧은 만남, 긴 여운.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3-2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의 위기를 딛고 우승을 차지한 직후 삼성 덕아웃. 선수들은 모조리 그라운드로 나와 자축하느라 바쁠 때 김응룡 삼성 사장이 덕아웃에 들어왔다. 선 감독과 이런 저런 말을 주고 받으면서 우승을 되새김질하던 김응룡 사장. "왜 클리어가 (1회말 1사 1,3루에서 1루주자) 도루했지. 이상해"라며 경기 내용을 놓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그러던 도중 그라운드에서 TV용 패장 인터뷰를 마치고 신문사용 인터뷰를 위해 삼성 덕아웃쪽으로 들어오던 김인식 감독과 조우했다. 김 감독이 선 감독과 악수하며 "고생했어. 축하해"라고 말하고 몸을 돌려 인터뷰장으로 들어가는 순간 김응룡 사장이 "뒤따라오며 어이 인식이!"라고 불렀다. 김인식 감독은 고개를 돌려 김 사장을 확인하고 다시 돌아와 악수를 청하며 "축하합니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 사장은 별다른 위로의 말이 떠오르지 않는 듯 "괜찮지?"라고 말을 건넸다. 김 감독이 "네, 괜찮아요"라고 답을 했고 두 사람은 짧은 만남을 뒤로 하로 헤어졌다. 두 사람은 인연이 깊다. 한일은행 선후배, 해태 타이거즈 감독과 수석코치, 시드니올림픽 감독과 코치로 수 십 년을 함께 해왔다. 그러다 지난 2001년 김인식 두산 감독이 김응룡 삼성 감독에게 첫 한국시리즈 패배를 안겨주었다. 공교롭게도 선동렬 감독은 두 사람의 제자. 한 스승은 제자 때문에 울고, 한 스승은 제자 때문에 웃고. 아이러니컬한 짧은 만남이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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