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평범한 선수됐지만 팀에 남고 싶다"
OSEN 기자
발행 2006.10.29 20: 21

“사랑의 힘을 느낀 한 해였다. 5년 전 최고 선수에서 평범한 선수가 됐지만 야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샌디에이고에 잔류하고 싶다. 한인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남고 싶지만 그렇게 안되면 어느 팀이나 상관없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3가 굴곡이 많았던 2006 시즌을 마치고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부인 박리혜 씨와 동반 귀국한 박찬호는 인터뷰에서 시즌 초 호투하며 재기했으나 갑작스런 장출혈로 수술을 받고 어려움을 겪은 일, 득녀의 축복, 그리고 5년 만에 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가게 된 소감 등을 차분하게 밝혔다.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이다.
-먼저 귀국한 소감은.
▲올해는 처음으로 아내와 함께 귀국하게 돼 색다른 기분으로 좋다. 예년과 다른 느낌이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온 기분이다.
-올 시즌 귀국의 의미가 있다면.
▲시즌 중에 수술을 받는 등 건강에 이상이 있었다. 예년에는 운동만 열심히 했으나 이제는 아내가 힘겨울 때 챙겨주고 득녀의 축복이 있었다.
-내년에는 어느 팀에서 뛰게 될 것 같은가.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15일이 지나면 프리에이전트를 선언하게 된다. 나같은 경우는 12월말이나 1월에 팀이 결정될 것이다. 5년 전에는 톱클래스의 위치였지만 이번에는 평범한 선수로 팀을 정해야 한다. 먼저 톱클래스 선수들의 팀이 정해진 후 평범한 선수들의 팀이 정해진다.
-뛰고 싶은 팀이 있나.
▲텍사스에서 고생을 한 뒤 내셔널리그 샌디에이고로 와서 1년 반 정도 좀 더 재미있는 경기를 하는 등 안정된 생활을 했다. 샌디에이고에 잔류하는 것이 도움되고 더 좋은 것 같다. 일단 샌디에이고에 잔류하고 싶다. 아니면 내셔널리그의 LA 다저스 등 서부지구에 자리가 되면 남고 싶다. 한인 동포들이 많아 힘이 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어느 팀에 가도 상관없다.
-샌디에이고 타워스 단장과 재계약에 대해 얘기를 했나.
▲메이저리그 팀들은 월드리시즈가 끝난 후인 11월 중순에나 선수계약을 시작한다.
-사형인 오렐 허샤이저가 감독 자리를 알아본다고 한다. 같이 할 생각이 있나.
▲처음 듣는 이야기다. 어느 감독과 함께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팀에서 야구를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나에겐 팬들이 중요하고 각별한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 12, 13년 생활하면서 같이 한 팬들이 많다. 타국에 살기 때문에 팬들이 더욱 소중하다. 내가 선전할 때 팬들과 국민들이 기뻐하고 힘들 때 격려해주는 것이 큰 힘이다. 항상 감사하다. 팬들이 있기에 내년 시즌 다시 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함께 해주는 팬들에게 즐겁고 보람되게 하고 싶다.
-올해 인생 공부를 했다는데 어떤 점을 느꼈나.
▲사랑의 힘을 느꼈다. 이전에는 운동에만 쫓겨 바쁘고 부모, 형제들을 돌보지 못했다. 하지만 결혼해서 아내가 옆에서 나만을 돌봐주면서 사랑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결혼 첫 해 큰 일(수술)을 겪었지만 굉장히 긍정적인 아내의 위로가 있어 굳은 의지력이 생겼다.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됐다. 잘되고 못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를 갖게 되면서 그런 것을 본능적인 사랑을 느꼈다. 남자로서 아빠로서 선수로서 책임과 의미있는 생활을 해야한다고 느끼고 있다.
-수술 후 몸상태는.
▲수술 직후에는 몸무게도 많이 빠지고 출혈로 인해 근력을 잃었다. 완벽한 상태가 아닌데도 의지력과 정신력으로 팀에 복귀했다. 체중은 정상이 됐지만 올 겨울에는 체력과 근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또 지난 시즌에 느낀 투구 폼을 정리하도록 시도하겠다.
-스스로 평범한 선수라고 말했는데.
▲최고의 선수도 선수고 평범한 선수도 선수다.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겠지만 내년 시즌 준비하는 마음은 같다. 오히려 부담감이 적으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상황이든 야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
-어느 정도를 내년 시즌 최소 연봉으로 생각하나. 또 둘째 아이 출산 계획은.
▲내년 연봉 최소액은 에이전트와 상의해 봐야겠다. 또 둘째 아이 계획은 아내와 상의해 봐야겠다(웃음).
-체류 기간 중 일정은.
▲11월 1일 공주에서 열리는 어린이 야구대회에 참가한다. 이번에는 오랫동안 머물지 않는다. 아내는 먼저 미국으로 돌아간다. 팬과 지인들도 만나고 장학금도 전달하는 등 이전에 했던 것들은 모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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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박영태 기자 ds3fa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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