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지난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한화를 3-2로 꺾고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 한 구단 직원이 덕아웃의 선동렬 감독에게 오더니 "MVP는 박진만입니다"라고 알려줬다. 그러자 선 감독의 즉각적 반응은 "탈락했구먼"이었다. 주어가 빠져있지만 배영수를 염두에 둔 발언임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선 감독은 이어 "오늘 홈런 맞는 바람에 그렇게 됐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삼성 에이스 배영수는 4차전까지 2승 1세이브를 거둬 MVP 수상 최유력 후보였다. 그러나 5차전 블론 세이브에 이어 6차전서 한화 4번타자 김태균에게 8회 솔로홈런을 맞고 실점했다. 선 감독은 이후 축하를 위해 덕아웃까지 내려온 김응룡 구단 사장과 담소하며 "배영수는 팔꿈치가 안 좋아서 안 올리려 했다. 그런데 본인이 나가겠다고 고집을 피워 내보냈다"라고 비화를 들려줬다. 시즌 후 수술이 예정돼 있어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등판해 내심 MVP를 굳히고 싶었을 배영수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6차전 등판이 이뤄진 셈이었다. 선 감독은 공식 인터뷰 때도 "배영수를 코나미컵에 데려는 갈 것이다. 그러나 경기에 나가지는 않는다. 1년 동안 고생한 선수니까 일본에 데려간다"고 밝혔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