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조던, 차남은 로드맨 광팬", 美 언론
OSEN 기자
발행 2006.10.30 09: 53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NBA 농구를 유독 좋아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얘기다. 각종 농구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본다는 게 북한을 방문한 각계 인사들의 증언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런 김 위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불멸의 스타' 마이클 조던이다. 그저 좋아하는 차원을 넘어 '광팬' 수준이라고 한다. 은 30일(한국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김정일의 비디오 서재에는 조던이 시카고 불스 시절 치른 거의 전 경기 테이프가 보관돼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일뿐만 아니라 북한의 파워 엘리트 대부분이 NBA와 조던에 중독돼 있다고 한다. 지난 1990년대 초반 한 북한 고위 관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회의 도중 "이제 그만하자. 불스 경기를 TV에서 중계한다. 피펜이 부상에서 얼마나 회복했는지도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김정일의 이 같은 점을 미국 정부가 이용한 적도 있다. 지난 2000년 북미 관계가 다소 호전됐을 때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은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조던의 친필 사인이 담긴 농구공을 선물하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농구 클리닉 행사를 위해 북한을 3차례 방문했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운영담당 부사장 토니 론조니는 "보통 팬이 아니다. 완전히 중독돼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농구를 좋아하는 건 김정일뿐만 아니다. 차남 김정철도 10대 시절 스위스에 유학하며 NBA에 빠졌다고 한다. 다만 조던에 열광하는 김정일과 달리 '악동' 데니스 로드맨의 열렬한 팬이다. 최근 핵실험으로 세계를 긴장에 빠뜨리고 모든 면에서 미국과 맞서는 데 주저함이 없는 북한이지만 미국 스포츠 문화에는 완전히 녹아나고 있는 모양이다. 다만 조던의 은퇴 뒤 시들해진 NBA의 인기를 감안할 때 지금도 그가 열렬한 농구팬을 자처할 지는 미지수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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