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자카, 몸값 적으면 일본리그 유턴?
OSEN 기자
발행 2006.11.01 06: 23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일본의 '괴물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26.세이부 라이온스)가 여차하면 일본 리그로 유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ESPN'의 칼럼니스트 션 맥아담은 1일(한국시간) 마쓰자카에 관한 장문의 기사에서 그의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라스는 '시장 가격'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는 인물. FA 시장에서 여러팀들의 경쟁을 부추겨 몸값을 올리는 데 천부적인 능력을 자랑한다. "다른 구단에서는 이 정도 금액을 제시하는 데 너희는 왜 이것 밖에 내놓지 못하느냐. 여차하면 그 구단과 계약하겠다"며 으름짱을 놓기 일쑤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지난 2000년 텍사스와 세계 팀스포츠 사상 최다액인 10년 2억5200만 달러 계약을 얻을 때에도 그는 이런 방법을 동원했다.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없는 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문제는 마쓰자카가 FA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데 있다. 세이부의 허락을 받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만큼 포스팅 시스템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경우 최다 입찰금액을 제시한 팀이 마쓰자카와 독점 협상권을 갖는다. 보라스로선 결코 내키지 않는 방법이다. 2000만∼3000만 달러로 예상되는 포스팅 입찰 금액은 고스란히 세이부 계좌로 이체된다. 마쓰자카는 협상 상대로 결정된 한 팀과 연봉을 조율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보라스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빅리그 진출을 '하나의 옵션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본에서 한 시즌을 더 뛴 뒤 FA자격을 취득하고 빅리그 진출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보라스는 이 같은 방법을 써먹은 적이 있다. 지난 1997년 플로리다스테이트 대학의 최고 유망주 J.D. 드류(LA 다저스)가 빅리그 진출을 모색할 때가 좋은 예다. 당시 아마추어 드래프트 전체 2위로 필라델피아 지명된 드류는 구단으로부터 300만 달러를 제시받았다. 그러나 보라스는 "익명의 구단이 1000만 달러를 준다고 했다. 이는 시장 가격이므로 드류와 계약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금액을 내놓아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필라델피아는 프로에서 검증되지 않은 대학선수에게 그 정도 돈을 지불하기 어려웠다. 결국 협상이 결려되자 보라스는 드류를 독립리그 세인트폴 세인트에 입단시킨 뒤 이듬해 드래프트에서 계약금 800만 달러를 받고 세인트루이스에 입단시켰다. 물론 보라스가 마쓰자카를 이용해 이 같은 방법을 다시 한 번 쓸 것이라고 확언하긴 어렵다. 빅리그 진출의 꿈이 유난히 큰 마쓰자카 입장에선 돈 보다 보다 큰 무대에서 자웅을 겨뤄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가 에이전트를 악명높은 보라스로 선택한 점, 보라스의 경력이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에겐 너무도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옵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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