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드록신(神)'이었다. 최근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첼시를 이끌고 있는 디디에 드록바(28, 첼시)가 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누캄프에서 벌어진 바르셀로나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A조 예선 4라운드 원정 경기 종료 직전에 보여준 모습은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드록신(神)' 의 모습이었다. 드록바는 이날 아르옌 로벤과 함께 선발 투톱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는 상대 수비수들에게 집중 견제를 당하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상대 선수들과 시종일관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전반 11분 상대 수비가 자신의 공을 걷어낼 때 약간의 과장된 몸짓으로 넘어지기도 했고 16분에는 쓰러진 모타를 슬쩍 치고 가기도 했다. 뭔가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직접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며 2선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내어주었다. 후반 3분 마이클 에시엔의 크로스에 드록바는 뒤에서 쇄도하다가 공을 흘려주며 로벤의 헤딩슛을 이끌어냈다. 또한 2분 후 역습 상황에서도 상대 수비를 끌어내며 로벤의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같은 모습은 결국 드록바로 하여금 마지막 순간 멋진 골을 기록하도록 했다. 후반 종료 직전 에시엔이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이 공을 존 테리가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헤딩으로 떨구어주었다. 드록바는 존 테리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한 사람을 제친 후 정확한 슈팅으로 연결하며 동점골을 뽑아낸 것이다. 그의 멋진 골로 말미암아 첼시는 16강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을 수 있었고 바르셀로나는 16강 탈락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 역시 경기 결과를 결정지을 수 있는 힘. 그 힘을 보여준 드록바는 양 팀의 처지를 결정지어버렸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