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野神)' 김성근(64)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한 SK 와이번스의 1군 코칭스태프 틀이 확정됐다. ‘김성근 감독-이만수 수석코치 체제’로 새 출발한 SK는 지난달 31일 일본인 코치 2명을 영입, 1군 코칭스태프 구성을 거의 마무리지었다. 당초 작전 및 외야수비코치로 내정됐던 박종훈 코치가 사퇴하면서 자리가 비었지만 이만수 수석코치, 이광길 수비코치, 박철영 배터리코치, 그리고 가토 하지메 투수코치, 오타 다쿠지 타격코치, 김상진 투수코치, 김경기 타격코치 등을 1군에 포진시켰다. 이 정도면 ‘한미일 다국적군’ 코칭스태프로 불리울 만하다. 사령탑인 김성근 감독은 한국야구와 일본야구에 정통한 지도자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재일동포 출신으로 학생시절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한 김 감독은 2002년 LG 감독을 끝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지바 마린스에서 2년간 코치로 활동한 뒤 4년만에 한국무대로 복귀했다. 김성근 감독은 자신의 보좌할 1군 투타 핵심코치로 일본인 코치를 영입했다. 2002년 LG 감독시절 함께 했던 하지메 투수코치를 다시 데려왔고 고쿠보 등 일본 강타자들을 키워낸 오타 타격코치도 영입, ‘데이터 야구’의 진수를 선보일 작정이다. 일본 색깔의 야구에 미국식 야구도 접목될 전망이다. 수석코치인 이만수 코치는 지난 9년간 미국 프로야구를 몸소 체험한 지도자.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불펜보조코치로 활동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는 등 미국야구를 한국야구에 접목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만수 코치 외에 미국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연수와 시카고, 애틀랜타 등에 거주하며 미국야구를 공부한 김경기 코치도 ‘미국파’에 해당한다. 아버지(김진영 전 롯데 감독)의 대를 이어 인천 야구의 간판스타였던 김 코치는 지난해 SK 코치에서 물러난 뒤 1년 등 3년 여동안 미국야구를 경험했다. 일본과 미국파와 호흡을 맞출 코치로는 이광길 수비코치, 김상진 투수코치 등 ‘순수 국내파’가 있다.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식견을 더 넓힌 이광길 코치는 SK로 4년 만에 복귀했다. 또 1988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뒤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90년대 중반 돌아온 박철영 코치는 현지서 지도자 수업을 받지는 않았지만 사업에 종사한 바 있어 영어 실력이 원어민과 다름 없고 일본어도 상당한 수준으로 구사, 용병과의 의사 소통 및 코치진간 관계에서 가교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본인 코치와 미국파를 아우를 수 있는 풍부한 경력을 지닌 한국파 코치가 부족한 느낌이다. 이처럼 한미일 다국적군 코칭스태프를 구성한 SK가 과연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각자의 장점을 십분발휘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호흡이 맞지 않으면 코칭스태프간 의견이 맞지 않을 수도 있는 단점을 안고 있다. 다국적군 코칭스태프로 재무장한 김성근 감독이 ‘스포테인먼트’라는 구단의 모토 실현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