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8개구단 외국인 선수는 총 22명이었다. 삼성 현대 두산 한화 4개 팀은 시즌 초반부터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끝까지 마쳤고 SK LG는 2명 모두 중도에 교체했다. 또 KIA와 롯데는 타자 한 명씩을 바꿨다. 시즌 끝까지 활약했던 16명의 용병 중에서 내년 시즌에도 한국 무대를 밟을 선수는 누가 있을까. 특히 투수에 비해 활약이 떨어졌던 용병 타자들 중에서 내년에도 뛸 선수는 누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쉬워도 다시 한 번 이미 검증된 용병 타자들인 롯데의 ‘검은 갈매기’인 펠릭스 호세(41)와 한화의 '용병 터줏대감'인 제이 데이비스(37)가 내년에도 한국 무대를 누빌 전망이다. 호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방망이 실력으로 내년 시즌에도 계속 한국 무대에서 활약한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호세는 5년 만에 복귀한 국내 프로야구에서 예전 만큼 불방망이를 휘두르지는 못했지만 홈런 2위(22개) 타점 4위(78개) 타율 2할7푼7리로 이대호와 함께 중심타선에서 그런 대로 제 몫을 해냈다. 한화 데이비스는 공격 부문 상위권에 두루 이름을 걸치며 꾸준한 활약을 보였고 김인식 감독이 좋아하고 있어 내년에도 뛸 가능성이 높다. 데이비스는 김 감독을 '한국인 아빠'라고 부르며 따른다. 하지만 예전 만큼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고 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한 것이 감점 요인이다. 그래도 타자 용병시장에서 데이비스 만한 타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재계약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롯데나 한화는 예년에 비해 기량이 떨어진 둘을 대체하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기에 다시 한 번 찾을 공산이 큰 것이다. ▲버릴까 말까, 그것이 고민이네 데이비스와 짝을 이뤄 활약했던 한화 클리어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 2루와 외야를 오가며 뛰었던 클리어는 정규시즌 성적은 볼품이 없었다. 타율 2할7푼1리에 7홈런 25타점으로 용병 기대치에는 못미쳤다. 그러나 클리어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용병잡는 용병 타자'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삼성과 한국시리즈 6차전 9회 1사 만루에서 2루 플라이에 그친 것이 아쉬움을 샀지만 그래도 포스트시즌서는 결정적일 때 한 방씩 치는 짭짤한 방망이 솜씨를 보였다. 또 작년 홈런왕으로 올 시즌 기대가 컸던 현대 좌타자인 서튼은 팔꿈치 부상 등으로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역시 재계약이 불투명하다. 서튼은 타율 2할6푼6리에 18홈런 61타점으로 거포의 위력을 떨쳤던 지난해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미안하다. 잘못 알았다 역시 타자 용병을 시즌 중반에 데려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새로운 무대에 시간이 걸리는 타자들은 그동안도 시즌 중간에 들어와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롯데가 마이로우를 내보내고 데려온 존 갈과 KIA가 서브넥을 퇴출시키고 영입한 스캇이 그들이었다. 대체 용병으로 합류한 둘은 한국 무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부진, 내년 시즌 다시 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타자 용병 6명을 제외한 10명의 투수 용병은 그래도 재계약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두산의 외국인 원투펀치인 리오스와 랜들은 이변이 없는 한 재계약이 유력하고 기아의 우완 에이스인 그레이싱어, 현대 우완 캘러웨이 등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내년에도 한국무대에서 뛸 전망이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하리칼라와 브라운도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고 내년 시즌도 함께 한다는 공약을 받았다. 반면 LG의 카라이어와 베로커, SK의 카브레라와 세라노 등은 재계약 가능성이 반반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내년 시즌 용병이 2명에서 3명으로 한 명 더 늘어나면 전체 용병 구도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각 구단은 용병 스카우트 원칙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하고 기존 용병들의 재계약 여부도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구단들은 용병수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리는 것에 원칙적인 합의를 본 상태이나 선수협의 반대로 현재까지 결말이 나지 않고 있다. sun@osen.co.kr 데이비스-호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