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이순재, "대사만 외우면 다 배우인가?" 일침
OSEN 기자
발행 2006.11.02 09: 03

배우 이순재가 젊은 연기자들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순재는 11월 1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코믹가족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제작발표회에서 “변화 없는 연기를 보여주는 젊은 연기자들이 많다.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배역이 바뀌면 변신에 성공했다고들 하는데 그것은 변한 것이 아니다”라며 “연기나 대사를 교정할만한 제작여건이 안 되다보니 요즘은 대사만 외우면 무조건 배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돼버린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우리나라에는 각 대학마다 연기 관련 학과가 존재한다. 이는 그만큼 수요가 늘었다는 증거. 하지만 이에 비해 내실을 갖춘 젊은 연기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순재는 “외국에서는 연기자들을 완벽히 훈련시킨 후 내보낸다. 그래서 미국 아카데미상에는 신인상이라는 것이 없다. 왜냐하면 첫 작품이라 해도 그 배우는 무조건 프로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우리나라 같은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순재는 사전제작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이순재는 “다른 나라는 지금 벌써부터 내후년에 방송될 작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배우들에게 금전적인 부분 이외에 시간적인 여유도 함께 줘야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전제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간에 쫓겨 쪽대본으로 겨우 촬영을 이어나가는 현 시스템에 대해서도 이순재는 “내가 드라마 ‘허준’ 때도 쪽대본 때문에 작가를 많이 혼냈다. 대본을 보고 연구하고 공부해야하는데 쪽대본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 완벽하게 작품에 임하기 위해서는 배우들이 쌩쌩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본을 빨리 줘야한다”며 “요즘에는 심지어 무대뽀, 가라오케 등 일본어들을 그대로 쓰는 작가들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순재는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코믹연기에 도전한다. 엄하고 폭력적이고 무섭지만 내면은 소심하고 엉뚱하기도 한 캐릭터를 선보일 이순재를 비롯해 나문희, 최민용, 신지, 정준하, 박해미 등이 출연하는 ‘거침없이 하이킥’은 11월 6일 8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hellow082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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