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로키산에 남은 3가지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6.11.04 05: 42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김병현(27)이 콜로라도 로키스에 잔류함에 따라 내년 시즌에도 쿠어스필드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게 됐다. 당초 콜로라도는 김병현과 재계약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전격적으로 25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을 행사했다. 김병현의 계약 조항에는 내년 210이닝을 채울 경우 100만 달러의 인센티브 항목이 포함돼 있어 최대 350만 달러까지 벌어들일 수 있게 됐다. 호세 메사, 레이 킹, 마이크 데이잔 등 주축 셋업맨들의 옵션을 일제히 포기해 '칼바람'을 예고한 콜로라도가 김병현을 묶어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당초 예상했던 내년 선발로테이션이 자칫 헝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제이슨 제닝스, 제프 프란시스, 애런 쿡 등 선발진의 '빅3'에 조시 포그를 4선발로 예정해뒀다. 그러나 포그가 다음주 오른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음에 따라 상당 기간 재활이 불가피해졌다. 내년 스프링캠프까지는 정상적인 몸상태를 회복하겠지만 만의 하나 복귀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이만저만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다음달 13일까지 포그에게 연봉조정을 제의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김병현을 손 놓고 내주기는 힘들었다. 상황에 따라서는 콜로라도가 포그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둘째 외부에서의 전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이번 FA 시장에서 붙박이 선발투수를 내심 노려왔다. '로키마운틴뉴스'에 따르면 콜로라도는 세인트루이스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제프 수판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FA 투수들의 몸값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짐에 따라 사실상 단념한 상태다. 외부 수급이 어려운 현실에서 김병현의 존재가치는 그만큼 높아지기 마련이다. 셋째는 김병현에 대한 '믿음'이다. 잘 던지다가도 갑자기 난조에 빠지는 경향이 보이긴 했지만 선발투수로서 꾸준히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다는 점을 김병현은 입증했다. 투구 스타일에 약간의 변화를 주면서 좀 더 효과적인 투구를 펼친다면 내년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경기 상황에 따라 쉽게쉽게 맞혀잡는 방식을 원한다. 타자를 힘으로만 제압하려고 하는 기존 피칭 방식에 다소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병현은 구단의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에이전트인 빅터 리는 4일 '덴버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김병현은 구단 잔류에 기뻐하고 있다. 또 투수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김병현은 지난해 선발투수로서 건강하게 풀시즌을 소화했다. 경험을 쌓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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