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와 안양 KT&G의 경기에서 두 팀은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지난 3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전자랜드가 역전승을 거두고 3연패를 끊었지만 양 팀 감독들은 승패보다 희망을 발견한 데 큰 의미를 뒀다. 일단 김동광 KT&G 감독은 '김일두의 발견'에 무척 고무적이다. 그동안 단테 존스에게만 일방적으로 집중됐던 공격력이 국내 선수에게도 분산되면서 경기 내용 자체는 괜찮았던 것. KT&G가 그동안 패한 경기에서 존스의 몫은 공격력의 70% 이상이었지만 전자랜드전에서 존스는 전체 77득점 중 27득점을 기록, 그 비중이 35%로 뚝 떨어졌다. 반면 김일두가 18득점으로 그 뒤를 지원했고 양희승 역시 14득점을 올려주면서 제 몫을 해줬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존스에게 너무 공격이 집중된다는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선수의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에 존스의 원맨쇼에 대해 뭐라 탓할 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김일두가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잘 살렸기 때문에 자주 기용될 것"이라고 밝혀 김성철의 이적으로 더욱 존스의 공격력에 의존하던 문제점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음을 시사했다. 패장이 만족을 보였으니 경기를 이긴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은 말할 것도 없다. 그동안 전자랜드가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주고도 3연패를 당했던 것은 위기를 끊어줄 수 있는 해결사의 부재였다. 김성철 조우현 '쌍포'를 보유한 전자랜드는 사실상 팀 전원이 해결사 자질을 갖고 있지만 그 역할과 책임이 모호했던 터라 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최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경기를 팽팽하게 또는 유리하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용병이 마지막 순간에 승리를 결정지어줘야 한다"며 "KT&G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든 브라운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해결사 노릇을 해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전자랜드는 81-76으로 쫓기던 상황에서 아담 파라다의 덩크슛과 함께 브라운의 3점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KT&G는 국내 선수의 득점 루트를 새롭게 발견했고 전자랜드는 프로 경험이 없어 다른 팀보다 '카리스마'가 떨어지는 두 용병의 해결 능력을 발견했다. 두 팀이 아직까지 순위는 처져있지만 올 시즌 한줄기 희망을 갖게 된 것만큼은 분명하다. tankpark@osen.co.kr 지난 3일 전자랜드-KT&G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