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프로야구 FA 최대어로 꼽히는 이병규(32)와 주니치가 물밑 협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오사카판은 지난 3일 주니치 니시카와 사장의 말을 인용, 주니치가 이병규를 내년 시즌 영입 선수 후보군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니시카와 사장은 2일 "연봉 3억 엔을 달라는 것 같다. 일본에서 뛰었던 선수도 아니다. 도무지 잘할지 못할지 모르는 선수에게 그런 큰 돈을 줄 수 없다"고 머니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두 가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이병규 측이 암암리에 주니치 측과 협상을 벌여왔다는 점이다. FA에게 금지된 사전 접촉에 해당한다. 아울러 주니치가 LG의 존재를 무시하고 사전 접촉을 했다는 것인데 이는 양 구단의 두터운 친분 관계를 감안하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KBO 규약에 따르면 FA는 원 소속 구단과 협상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외국 구단을 포함한 타 구단과 사전 접촉을 금지하고 있다.
또 하나. 니시카와 사장의 발언에는 이병규에 대한 불쾌함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니시카와 사장의 말 가운데 '海のものとも山のものとも分からない選手'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말로 풀이하자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선수'라는 말이다.
이런 선수에게 3억 엔이라는 돈을 주기 아깝다는 것이다. 그것도 사전 접촉 사실이 알려지는데도 언론을 통해 슬쩍 밝힌 것을 보면 의중을 알 수 있다. 사실상 주니치가 이병규의 영입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일본에서 연봉 3억 엔을 받는 선수는 톱클래스에 속한다. 올해 연봉이 3억 엔을 넘은 타자는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 6억 엔) 마쓰나카 노부히코(소프트뱅크, 5억 엔) 타이론 우즈(주니치, 5억 엔)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니혼햄, 3억 8000만 엔) 이마오카 마고토(한신, 3억 3000만 엔) 다카하시 요시노부(요미우리, 3억 2000만 엔) 고쿠보 히로키(요미우리, 3억 엔) 신조 쓰요시(니혼햄, 3억 엔) 등 8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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