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FA 수혜자들, ‘우리는 최고의 행운아’
OSEN 기자
발행 2006.11.04 10: 20

때를 잘 만나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에 프리에이전트(FA) 제도가 도입된 지 7년이 되면서 2번째 혜택을 누리는 ‘큰 형님들’이 대박 계약에 즐거워하고 있다. 2년 전부터 2번째 FA 자격 취득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도입 첫 해인 2000년 FA였던 현대 베테랑 포수 김동수(38)가 2004년 현대와 2번째 FA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회장님’ 송진우(40.한화)‘위풍당당’ 양준혁(37.삼성)‘대도’ 전준호(37.현대) 등이 2번째 혜택을 봤다. 그리고 올해는 두산의 ‘큰 형님’ 안경현(36)을 비롯해 SK의 전주고 동기생 출신의 배터리인 박경완(34)과 김원형(34)이 2번째 FA 자격을 획득했다. 이들도 선배들처럼 또 한 번의 대박 계약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안경현(36)이 시장이 열리자마자 지난 3일 FA 선언을 하지 않고 구단과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4년 만에 2번째 FA 기회를 얻은 안경현은 두산과 총액 10억 원(2년간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옵션 1억 원)의 대박 계약을 맺으며 일찌감치 재계약을 끝냈다. FA 선언을 하지 않고 깔끔하게 원 소속 구단인 두산과 계약을 맺고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한 것이다. 안경현은 4년 전 옵션 포함 15억 원에 첫 번째 FA 계약으로 몫 돈을 벌어들인 후 올해도 준수한 계약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만큼 안경현이 계약 기간 동안 꾸준한 활약으로 팀에 공헌한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2번의 FA계약으로 25억 원을 거머쥐었다. 역시 2번째 FA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는 SK의 34세 동갑내기인 포수 박경완과 투수 김원형도 행운아이다. 이들도 첫 번째 계약기간 동안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여 무난히 2번째 FA 계약을 맺고 두둑하게 챙길 전망이다. 박경완은 2003년 SK와 3년간 19억 원(4년째는 옵션으로 총액 23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고 김원형은 2001년말 SK와 4년간 11억 원에 계약한 뒤 5년 만에 올해 다시 자격을 채웠다. 전주고 동기생 배터리로 친구인 둘은 이변이 없는 한 만만치 않은 거액에 새 유니폼보다는 SK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2번째 FA 혜택을 누린 베테랑 선수 4명의 계약을 살펴보면 이들이 FA 제도 도입 이전 선배들과 비교가 안되는 행운아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FA 제도 도입 첫 해인 2000년 주인공인 송진우와 김동수는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2000년 한화와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6억 5500만 원에 계약한 송진우는 작년 말 2년간 최대 14억 원이라는 대박 계약을 체결했다. 김동수는 첫 번째 FA 계약 때 LG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기며 계약 기간 3년에 최대 7억 5000만 원에 계약했다. 이후 SK를 거쳐 현대에 안착한 김동수는 2004년 시즌이 끝난 후 현대와 2년에 총액 6억 원으로 2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위풍당당’ 양준혁과 ‘대도’ 전준호도 지난해 2번째 FA를 선언하고 혜택을 누렸다. 양준혁은 LG에서 2001년 시즌을 마친 후 친정 팀 삼성과 계약 기간 4년에 23억 2000만 원(옵션 제외)의 첫 번째 FA 대박을 터트렸고 지난해 계약기간 2년에 최대 15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2번의 FA로 38억 원 이상을 챙겼다. 전준호는 2001년 겨울 현대와 3년 계약에 총액 14억 원의 FA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에는 연봉 2억 8000만 원의 1년 계약에 만족해야 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 활약했던 야구 선배들은 “요즘 후배들은 정말 행복한 선수들이다. 우리 때도 FA제도가 있었으면 더 열심히 하고 더 오래 선수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했을 텐데...”라며 아쉬움 반, 부러움 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만큼 FA제도의 도입으로 프로야구 선수들은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행운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2번째 FA 혜택을 받고 있는 '큰 형님'들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일 원 소속 구단 두산과 두 번째 FA 계약을 맺은 안경현=두산 베어스 제공.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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