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세계 축구를 주름잡던 호나우두(30)와 데이빗 베컴(31). 레알 마드리드에서 함께 뛰는 이 두 스타의 2006~2007 시즌 행보가 험난하다. 이들은 주전 자리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이전 시즌에 비해 확 달라진 올 시즌에 대해 많은 충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3일(한국시간)에는 마드리드를 방문한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와 기념 촬영하면서 레알 마드리드 간판 대접을 받긴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 축구황제, 언제 뛰나? 지난 시즌 14골을 터뜨려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던 호나우두. 그는 독일 월드컵에서 대회 통산 최다골(15골)을 기록했지만 이후 무릎 수술을 받고 카펠로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여기에 반 니스텔로이마저 영입되어 호나우두를 위한 자리는 너무나 좁아졌다. 그의 올 시즌 출전 시간은 단 100분. 물론 골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호나우두 역시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감독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전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감독의 선발 기준을 도대체 모르겠다" 며 "몸무게를 비록한 내 몸상태는 최고다" 라고 불만을 강하게 토로하기도 했다. 문제는 아직도 호나우두가 언제 선발 출전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스트라이커 자리는 무한 경쟁 체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한 반 니스텔로이가 주전 자리를 확고히 한 가운데 라울 역시 제 컨디션을 찾고 있다. 또한 '신성' 호비뉴도 사이드 어태커와 중앙 공격을 겸할 수 있다. ▲ 베컴, 남기는 했지만 그동안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베컴이 지난달 31일 레알 마드리드에 남겼다고 말했다. 마케팅적 수익을 포기할 수 없는 구단의 설득과 스페인에서 실패하고 잉글랜드로 복귀할 수 없다는 베컴 자신의 자존심이 함께 한 결과였다. 하지만 잔류 선언에도 불구하고 베컴의 선발 출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전술 철학에 잘 맞지 않는다. 카펠로 감독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세우지 않는 대신 측면 미드필더들에게 공격지원을 맡긴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스테미너와 스피드. 카펠로 감독은 기술과 창의성이 좋은 선수들에게 관심을 보이기는 했지만 중용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베컴 역시 카펠로 감독이 보기에는 스피드와 스테미너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올 시즌 선발로 중용되지 않았다. 다른 측면 미드필더들의 활약도 베컴에게는 악재다. 아스날에서 옮겨온 레예스와 호비뉴가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 하지만 봄날은 온다 객관적으로 좋지 못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두 선수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호나우두는 "지금 이 순간엔 싸우는 것 외에는 없다" 며 "축구를 할 때 난 가장 행복하다" 고 말하며 주전 회복의 의지를 드러냈다. 베컴 역시 "나의 미래는 레알 마드리드에 있다. 내년 1월 아무 곳에도 가지 않을 것" 이라며 "현재 재계약 협상이 진행중이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같은 둘의 모습에 다른 선수들 역시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맨유에서 베컴과 함께 뛴 반 니스텔로이는 "베컴은 좌절하지 않았다" 며 "그는 기회를 되찾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고 말했다. 레예스 역시 호나우두에 대해 "경기에 나서고 싶어하는 호나우두의 마음을 이해한다" 며 "출전 기회가 생기면 분명히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bbadagun@osen.co.kr 베컴-호나우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