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비명이다. 다양한 카드 중에서 무엇을 잡을 것인지 즐거운 고민을 해야 할 처지다. 올해 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LG 좌타 외야수 이병규(32)와 두산 토종 에이스 박명환(29)이 ‘대박계약’을 예고하고 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한 지붕 두 가족의 간판 스타들인 이들은 비슷한 상황으로 올해 FA 중에서 최고 몸값을 기록할 전망이다. 둘은 역대 FA 최고액으로 2005년 우타 거포인 심정수가 현대에서 삼성으로 옮기면서 받은 최대 60억 원 이후 최고 몸값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둘은 현재 국내 무대에 잔류할 것인지, 아니면 해외 무대로 진출할 것인지 두 갈래 길에서 조건이 좋은 쪽을 고를 태세다. 둘 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손길을 뻗치고 있는 데다 원 소속팀에서도 붙잡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어 한바탕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수위타자 등 9년간 꾸준한 타격 솜씨를 보여준 ‘3할대 타율의 중장거리 타자’ 이병규는 일본보다는 한국 무대에 남을 가능성이 약간 더 높은 상황이다. 일단 소속팀 LG가 ‘그만한 타자를 구하기 어렵다.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며 잔류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FA 역대 최고액인 심정수(삼성)의 60억 원에는 못미치겠지만 지난해 최고액인 장성호(KIA)의 42억 원보다는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병규에게 관심을 보였던 주니치 드래건스는 이병규측의 요구액(연봉 3억 엔)이 많다며 살짝 발을 빼고 있다. 또 다른 관심 구단인 롯데 지바 마린스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병규로선 2년에 40억 원 정도를 제시받으면 일본쪽도 심각하게 고려해 볼 만하다. LG와의 1차협상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시장에 나가 타 구단들의 제시액을 살펴볼 가능성도 있다. 좌타 강타자로 공수주를 갖춘 이병규 정도면 원하는 구단들이 꽤 있다. 올해 FA 중 투수 최대어인 박명환도 이병규와 비슷한 상황이다. 두산 구단도 필요한 선수로 보고 붙잡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 구단들의 러브콜이 심상치 않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라쿠텐 이글스 등 일본 프로구단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명환은 일단 ‘비슷한 조건이면 일본으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소속팀 두산이나 다른 구단들의 제시액이 일본쪽보다 훨씬 좋은 조건일 때는 국내 무대에 잔류할 가능성이 크다. 박명환이 국내 FA 시장에 나오면 강력한 에이스를 원하는 팀들이 적극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잠실구장 한 지붕 이웃인 LG를 비롯해 SK 등이 스카우트전을 전개할 공산이 높다. 무엇보다 150km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에이스 투수라는 상품성이 강점이다. 올해 FA 시장의 최대어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병규와 박명환 중에서 과연 누가 최고 몸값을 기록할 것인지 궁금하다. 또 둘은 어디에 정착할지도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