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뵨사마 이병헌의 새 영화가 식어가는 일본 내 한류 열기를 되살릴수 있을까. 요즘 한국영화는 일본에서 찬밥 대우다. 배용준 최지우 이병헌 등으로 대표되는 한류 붐을 타고서 한동안 비싼 가격에 입도선매 식으로 팔려나갔지만 지금은 이선희의 옛 노래대로 '아! 옛날이여'다. 한마디로 한국영화의 일본 흥행 성적이 별로였기 때문이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 몇편을 제외하고는 본전치기에 급급했다. 당연히 올해들어 각국 필름마켓에서 한국영화를 사려는 일본 바이어들이 크게 줄었고, 한국영화는 해외 수출의 가장 큰 고객이었던 일본 시장을 잃고서 시름시름 앓는 중이다. 그 와중에 일본 관객을 대상으로 한 한국영화 시사회가 국내에서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병헌의 멜로 '그 해 여름'이다. 제작사인 KM컬쳐는 21일 오후 7시 일산 킨텍스 그랜드볼룸에서 이병헌의 새 영화 개봉을 응원하는 일본 팬들의 투어 이벤트를 개최한다. 제작사 측은 '이번 행사는 11월 30일 한국 개봉을 축하하며 영화가 잘 되기를 바라는 일본 팬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그 해 여름'은 크랭크인 하자마자 일본 수입배급사인 SPO와 400만 달러로 선판매 수출계약을 맺은 작품이다. 내년 1월말께 일본에서 개봉할 예정으로 있다. 한국영화의 일본 수출이 힘들어졌지만 아직까지 이병헌 등 한류 간판 스타들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이병헌도 이번 작품의 일본 흥행이 실패하면 향후 전망은 밝지않다. 기대를 모았던 액션 누아르 '달콤한 인생'이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 등에서 달콤하지 못한 성적으로 끝난 까닭에 만회할 필요가 있다. '달콤한 인생'에서 깔끔하고 세련된 조폭의 넘버2로 도시적 매력을 한껏 드러냈던 그는 '그 해 여름'에서 밀집모자를 쓰고 순박한 이미지로 이미지를 확 바꿨다. 어째됐건 뵨사마, 욘사마 팬들의 중심 축인 중년 여성들만 갖고는 일본 내 흥행에서 붐을 일으키기 힘들다. 결국은 영화 자체의 힘으로 젊은 층까지 극장으로 이끌어야하는 데 이번에 '그 해 여름'이 시험대에 올랐다. '그 해 여름'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뤄지는 이병헌과 수애,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로 1970년대 대학생들의 농촌봉사활동을 소재로 하고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관객들이 당시 한국의 시대적 정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무리다. 그래도 멜로가 계속 참패하는 국내와 달리 일본 극장가에서 슬픈 사랑 이야기는 여전히 매력적인 흥행 코드다. 성공과 실패 가능성은 결국 반 반인 셈이다. 당초 '아시아팬을 대상으로 한 이병헌 영화의 개봉 응원 투어'로 발표됐던 이번 행사는 불과 며칠새 '일본팬으로 한정된 행사'라고 급히 보도자료를 수정했다. 또 일정에 나와있던 배우들의 장기 자랑 순서도 사라졌다. 한류 열기를 식히지 않으려면 일본인 상대의 이벤트는 보다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해도 이병헌 정도의 스타 배우라면 승부는 역시 연기와 영화의 질에 달려있을 뿐이다. mcgwire@osen.co.kr '그 해 여름' 영화 스틸(KM컬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