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자카 여파', MLB 포스팅시스템 개정 움직임
OSEN 기자
발행 2006.11.06 08: 26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몸값이 올라가는 일본 출신 '괴물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26.세이부 라이온스) '사태'를 계기로 메이저리그가 포스팅시스템에 손질을 가할 움직임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6일(한국시간) 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일본 내 몇몇 구단의 동의 하에 현 포스팅시스템에 칼을 댈 계획이다. 현재의 포스팅시스템은 FA 자격 취득 이전 빅리그 진출을 원하는 선수와 그 선수의 소속 구단에게 무한정 돈을 퍼붓게 됐다. 가장 많은 입찰 금액을 써낸 구단이 해당 선수와 독점 협상권을 가짐에 따라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시장 가격을 파악하지 못한 채 백지에 숫자만 적어 제출할 수 밖에 없다. 입찰가 중 가장 많은 금액을 부른 구단은 해당 금액 전부를 그 선수의 소속 구단에 지불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야 선수와 본격적인 몸값 협상이 가능하다. 미국 입장에선 '눈을 감은 채' 돈을 퍼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입맛이 쓸 수 밖에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메이저리그는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우선 입찰 방식은 기존과 동일하게 진행하되 최종 낙찰가의 일부를 '사치세(luxury tax)'로 전환시킨다는 방안이다.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또는 일본 구단이 받아낼 수 있는 현찰 규모는 적어지기 마련이다. 선수의 보류권을 파는 대가로 벌어들이는 돈의 상당액을 메이저리그에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무국은 장기적으로 포스팅시스템을 폐지하고 새로운 방식의 선수 수급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방향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단 '사치세' 조항을 포함시킨 뒤 순차적으로 제도를 뜯어고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한미 또는 미일 선수 협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 야구 기구와 충분한 논의는 물론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 사치세는 지난 1994년 선수 노조 파업 뒤 타결된 노사 단체협약에서 처음 등장했다. 일정 액수 이상의 연봉총액을 기록한 구단에게 해당 금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세금을 걷어 30개 구단에 공평하게 나눠준다는 방안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메이저리그에서 각 구단간 효율적이고 공평한 경쟁을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이후 메이저리그 판도는 현격히 바뀌었다. 사치세와 매출공유제도로 인해 입장 수익 등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구단도 빅마켓 구단과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와일드카드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정규시즌을 간신히 통과한 구단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넘볼 수 있게 됐다. 2000년대 들어 매년 우승팀이 바뀌는 것은 물론 올해에는 정규시즌 83승에 불과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24년 만에 정상에 올라서는 '이변'도 연출됐다. 한편 마쓰자카의 몸값이 폭등할 조짐을 보이자 메이저리그 각구단은 과연 그가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할 만큼 가치가 있는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미 시애틀 매리너스와 LA 다저스가 입찰 참가 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나머지 구단의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총액 1억 달러설'이 나도는 마쓰자카를 확보하기 위해 이처럼 엄청난 돈을 지불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일본 야구에 정통한 이 스카우트는 "외국 선수의 경우 문화와 팀 적응도, 음식 문제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산재해 있다. 또 일본의 야구 시스템은 미국과 천지차이"라며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활동한 선수에게 '최고 유망주'라는 호칭을 붙이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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