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박스오피스, 저마다 1위 주장 혼선
OSEN 기자
발행 2006.11.06 14: 34

[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국내 박스오피스 집계가 춤을 추고 있다. 10월 마지막 주와 지난 주말 순위에서 저마다 1위를 외치는 중이다. 왜 이럴까. 공식적인 박스오피스는 매주 화요일 오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서 집계해 발표한다. 여기에 가입한 전국의 스크린 가입율은 86%에 달하고 있다. 아직까지 영화법 상 의무 조항이 아닌 관계로 100% 정확한 집계는 힘들지만 수도권과 부산 등의 대도시 극장, 멀티 플렉스 체인은 모두 들어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공신력을 가진 박스오피스 정보로 알려진 이유다. 대만의 경우 메이저 배급사와 극장주들이 집계를 내고, 일본도 사설 기관에서 박스오피스를 발표한다. 문제는 지난 2주 동안 도드라진 흥행작 없이 선두권의 박빙 싸움이 연출되면서 야기됐다. 11월3~5일 영진위 가집계로는 1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0만2772명, 2위 '데스노트' 19만7290명으로 불과 5000여명 차다. 김수로 주연의 스릴러코미디 '잔혹한 출근'이 조금 떨어져 15만9000명으로 3위, 가족애를 그린 휴먼 드라마 '마음이'가 15만6000명으로 4위, 장진 감독의 조폭 액션 '거룩한 계보' 13만7000명으로 5위다. 1~2위와 3~5위 그룹 안의 관객 차가 근소해서 화요일 오후 최종 집계 때까지는 순위에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가집계라도 몇만명 차를 뒤집기는 불가능하다.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몇천명의 근소한 순위 차는 지방 극장들의 최종 데이터가 다소 늦게 집계되는 관계로 바뀔수도 있다. 그렇지만 1만명을 넘어서면 순위 변동이 나올수 없고 아직까지 나온 사례도 없다"고 밝혔다. 영진위 집계의 박스오피스 4위인 '마음이'는 6일 '주말 박스오피스 또 점령'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전국관객 20만3000명 동원으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영진위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힌 순위 변동이 제작사 집계에서는 손바닥 뒤집듯 쉬웠던 셈이다. 그 전주에는 '악마는..'과 '마음이', '가을로' '거룩한 계보' 등 무려 4개 영화가 각각 '내가 1위'라고 팔을 번쩍 쳐드는 기현상이 생겼었다.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책들이 잘 팔리고, TV 드라마는 내용과 질에 상관없이 시청률이 높을수록 시청자가 더 몰린다. 마찬가지로 영화도 관객이 많이 든다고 소문나야 흥행에 보탬이 되는 게 현실이다. '부익부 빈익빈' 마케팅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게 요즘 극장가다. mcgwire@osen.co.kr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왼쪽) '마음이'(화인웍스 제공) 영화 스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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