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상에는 11월말까지 현대 유니콘스 소속이지만 이미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렇다면 11월 급여는 어느 쪽이 지급할까. 정답은 데려가는 구단인 LG가 부담한다. 지난 달 20일 LG 구단과 계약한 김재박 감독의 경우는 10월 급여는 현대에서 부담했고 11월치는 LG 구단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하지만 지난 3일 현대에서 자진사퇴한 정진호 수석코치는 아직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LG 구단과 계약을 맺어야만 김 감독처럼 11월 급여가 LG에서 나오지만 아직 미계약 상태다. 현대와의 관계를 고려한 LG는 정 코치와의 계약은 시간을 갖고 처리할 방침이다. 계약이 빨리 이뤄지면 LG 구단에서 부담할 태세다. 현대로서는 정 코치의 경우 11월 마무리 훈련을 현장에서 지도하지 않고 있으므로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정 코치는 2006아시안게임 한국대표팀의 코치로 오는 13일부터 김재박 감독과 함께 대표팀 합숙훈련에 참가할 예정이어서 정상적으로 현대의 마무리 훈련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 구단 관계자는 “코치들의 경우도 선수들 트레이드 때처럼 근무 날짜에 따라 급여 비율을 양구단이 정해 지급한다. 김 감독과 정 코치의 경우도 관례에 따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달 한화에서 롯데로 옮긴 정영기 코치와 두산에서 롯데로 옮긴 이철성 코치도 비슷한 경우다. 현대와 LG는 7년 전에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한바탕 실랑이를 벌인 적도 있다. 1999년 시즌이 종료된 후 LG 트윈스 구단은 김용달 코치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직장을 잃은 김 코치는 대광고 선배인 김재박 감독이 있는 현대 유니콘스 타격코치로 곧바로 이동, 현대의 가을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다. 김 코치가 나가자마자 현대에 둥지를 틀자 LG 구단은 마지막 남은 11월 급여 지급건을 놓고 현대와 격돌했다. LG는 ‘김 코치가 현대 마무리 훈련을 지도했으니 현대에서 마지막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현대가 LG의 주장을 받아들여 김 코치의 11월분 급여를 지급해야 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현재는 사정이 뒤바뀌었다. LG가 김재박 감독과 전격 계약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차기 감독후보’중 한 명이었던 정진호 수석코치가 LG 트윈스로 가겠다며 자진사퇴하면서 7년 전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현대와 LG가 코칭스태프 계약을 놓고 묘한 상황을 주고 받고 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