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이병규 협상 난항은 LG의 '업보'
OSEN 기자
발행 2006.11.06 17: 11

FA 이병규와 원 소속구단 LG 트윈스가 잔류 협상 초반부터 기싸움을 벌이는 분위기다. LG는 '되도록이면 간판타자 이병규를 잔류시킨다'는 전제를 깔고 구단 FA 역대 최고대우 방침을 언급했음에도 난항이다. LG 창단 이래 최고 대우라면 4년간 30억 원을 보장받고 KIA에서 LG로 온 투수 진필중을 능가하는 조건 보장이다. 그러나 이병규가 선뜻 응할 기색을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LG가 지난 10년간 행해 온 '업보'의 무게가 새삼 느껴진다. LG는 지난 2000년 홍현우에게 4년 18억 원이라는 당시로서 파격적 금액을 안겨준 것을 필두로 외부 FA 영입 때마다 '시장가격' 이상을 뿌려댔다. 또 올 시즌 도중에는 미국에서 돌아온 봉중근에게 공식적으로 알려진 금액만 13억 5000만 원을 안겨줬다. 봉중근은 메이저리그 경험을 갖춘 좌완투수지만 지난 2004년 이후 빅리그로 승격하지 못했다. 또 단 한 시즌도 풀타임 빅리그 시즌을 못 보낸 데서 알 수 있듯 부상 탓에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LG는 봉중근에게 계약금만 10억 원(연봉은 3억 5000만 원)을 투자했다. 이 셈법을 적용한다면 LG에서 1997년부터 뛰어 검증이 끝난 이병규의 계약금은 얼마에 이를까. 여기다 이병규는 지난해 장성호가 KIA에 잔류하면서 받은 액수(4년간 42억 원)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병규를 한국 내 타구단에 뺏기지 않기 위해 연봉을 67%나 인상시켜줬다. 구단 역대 최고 인상률을 기록한 이병규는 3억에서 5억 연봉에 단번에 진입했다. 그러나 올 시즌 그의 성적은 최다안타와 타격왕을 차지한 지난해에 못 미친다. 창단 이래 첫 꼴찌라는 참사를 당한 팀 성적은 말할 여지도 없다. 이병규가 건재했음에도 LG의 성적은 바닥이었다. 이렇듯 모그룹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도 민망한 상황에서 LG는 이병규를 놓고 일본 구단과 '머니 게임'을 펼쳐야 할 지경까지 몰렸다. 그동안 전례를 놓고 볼 때 이병규로 인한 LG의 전전긍긍은 자업자득의 성격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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