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니혼햄, '한국인' 톱타자 격돌?
OSEN 기자
발행 2006.11.06 17: 50

'한국인 톱타자 대결?'.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과 일본시리즈 우승팀 니혼햄이 9일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첫 경기에서 격돌한다. 결승전에서도 만날 가능성이 높아 전초전 성격을 띠게 된다. 양팀이 투수들과 불펜들이 뛰어나 공격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타선이 허약한 삼성의 열세가 예상된다. 두 팀의 공격라인 가운데 톱타자들의 대결이 흥미를 끌고 있다. 삼성은 좌타자 박한이(27). 니혼햄은 우타자 모리모토 히초리(25)가 공격 선봉 대결을 펼친다. 두 타자는 올해 톱타자이자 외야수로 활약하며 팀 우승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강인한 승부 근성을 갖췄고 야구에 대한 감각이나 열정도 남다르다. 희한하게도 두 선수의 2006 시즌 성적도 판에 박은 듯하다. 박한이는 시즌 타율 2할8푼5리 89득점 6홈런 43타점 15도루를 기록했다. 반면 모리모토는 타율 2할8푼5리 84득점 9홈런 42타점 13도루를 마크했다. 타율이 똑같고 득점이나 타점 도루는 엇비슷하다. 모리모토는 한국계다. 모리모토 다음에 붙는 희철(稀哲)이라는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한자이름 발음을 '히초리(ヒチョリ)'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 발음 희철을 그대로 붙인 것이다. 이는 곧 "나는 한국인"이라고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평소에도 당당히 한국인임을 밝히고 다니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 들어 모리모토는 데뷔 이후 최고성적을 올리며 팀의 간판스타로 성장했다. 게다가 팀 선배였고 얼마전 은퇴한 신조 쓰요시의 후계자로까지 불리워지고 있다. 유난히 튀는 행동과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를 즐기는 신조를 보고 듣고 배웠다. 올해 이승엽이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녹색 외계인 분장을 하고 덕아웃에 앉아있던 선수가 바로 모리모토다. 박한이 모리모토 처럼 튀지는 않지만 독특함을 갖고 있다. 타석에서 들어서기 전까지 마치 숭고한 의식을 치르는 듯한 일련의 동작들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 자질구레하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성격도 그의 특징이다. 두 닮은 꼴 한국인 톱타자들이 9일 도쿄돔에서 첫 대결을 펼쳐 어떤 성적표를 내게 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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