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8일 사랑과 복수의 패러독스가 시작된다. SBS TV가 ‘사랑과 야망’ 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는 20부작 ‘게임의 여왕’(이유진 극본, 오세강 연출)이 바로 그 작품이다. 정통 멜로물이라고 하지만 작품과 관련해서 언급되는 단어들이 일단 묵직하다. 사랑과 복수가 있고 그리고 용서가 있다. 11월 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유진 작가가 한 첫 마디도 다분히 철학적이다. “가장 무서운 복수는 용서다.” 복수와 용서, 서로 정반대에 서 있는 단어가 ‘게임의 여왕’에서는 나란히 서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단초는 일단 2대에 걸친 복수극이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한 여자의 행복을 짓밟은 남자에 대한 복수극이 2세대에 의해 펼쳐진다. 그런데 2세대의 복수의 칼날은 같은 2세대를 겨누고 있다. 종국에는 1세대를 노린 복수이지만 현상에서의 상대는 2세대이다. 그것도 사랑이라는 무서운(?) 칼날이다. 아버지의 복수극을 펼치는 이는 주진모가 연기하는 이신전이라는 인물이다. 미국에서 M&A 전문가로 성공해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아버지를 죽게 한 강재호(한진희 분)의 사업체를 망가뜨린다. 그리고 강재호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딸인 은설에게 거짓된 사랑으로 접근한다. 은설은 이보영이 맡았다. 그런데 이신전은 거짓으로 시작한 사랑이 진실이 되어 감을 느끼고 혼돈에 빠진다. 사랑의 반전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신전의 사랑이 거짓임을 안 은설이 또 다시 잔인한 복수의 게임을 시작한다. 대를 이은 복수가 어떻게 결말을 내릴지는 모른다. 다만 “가장 무서운 복수가 용서”라는 이유진 작가의 말에 비춰보면 ‘용서’라는 단어의 언저리에 머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주연 배우 주진모는 배신과 복수라는 명제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드라마가 던지는 의미를 설명했다. 영화 ‘와니와 준하’(2001년 작)를 끝내고 연기 생활에 회의를 느낄 정도의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작품 출연과 관련한 내용으로 사기를 당한 주진모는 그 충격으로 2,3년 정도 활동을 멈출 정도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군대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경험을 당하고 나니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주진모는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든 것을 용서했다고 밝혔다. “다시 사람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말로 용서를 전했다. 이보영은 사극과의 얄궂은 운명을 얘기했다. KBS 2TV ‘미스터 굿바이’ 때는 MBC 드라마 ‘주몽’과 경쟁해 낭패를 봤는데 이번 ‘게임의 여왕’은 또 KBS 1TV ‘대조영’과 경쟁해야 할 판이다. SBS 드라마로는 전작이 사극인 ‘서동요’이다. 그러나 이보영은 “사극과 현대극은 어차피 관객층이 따로 있다. 시청자들이 나이나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우리만 잘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드라마에서는 또 악역 전문인 최준용이 김필서라는 인물로 등장해 은설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을 맡은 것도 눈길을 끈다. 최준용은 “15년을 연기하면서 주인공을 도와주는 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청자들이 혼란을 겪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연기가 처음인 배우도 등장하는데 신전의 여자로 등장하는 김수현이 그 주인공이다. 2005 한중슈퍼모델 출신의 김수현은 “처음하는 연기라 여러 모로 부담스럽고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시청자분들의 따뜻한 관심 바란다”고 밝혔다. 100c@osen.co.kr '게임의 여왕' 주요 출연진. 왼쪽부터 김수현 주진모 이보영 최준용.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