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월드컵처럼 야구 월드컵 유치로 구장 문제를 해결하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이 한국야구 발전의 대전제로 떠오르고 있는 돔구장을 비롯한 야구장 신축 문제의 해결 방안의 하나로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한국 유치를 고려해 볼 만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선수협은 7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야구계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던 중 야구장 신축을 위한 한 방안으로 WBC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데 참석한 기자들과 의견을 같이했다. 나진균 선수협 사무총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축구장이 전국에 대거 신축됐다. 현재 스포츠토토 수익금 중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프로야구 수익금의 절반이 축구장 건설 비용 충당에 들어가고 있다. 야구도 국제대회를 유치하면 정부의 지원 아래 야구장을 신축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축구 월드컵처럼 성공적인 대회로 커가고 있는 WBC를 한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야구계 전체가 중지를 모아야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참석한 기자들 대부분도 공감을 표시했다. 또 나 총장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구장을 신축하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공수표가 대부분이다. 결국 국고 지원 없이는 구장 신축은 어렵다”면서 “WBC를 유치하게 되면 축구장을 건설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구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덧붙였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초등학교 야구팀 등 아마야구 활성화는 물론 프로야구 관중 증대에도 WBC 유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야구 월드컵인 WBC는 주최국인 미국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일본 한국 대만 도미니카공화국 쿠바 파나마 캐나다 멕시코 등이 참가해 세계 야구팬들의 큰 관심 속에 첫 대회로서는 성공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일본 등을 연파하며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은 일본이 차지했다. 축구 월드컵과 같은 연도에 열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다음 대회는 2009년 열릴 예정이고 그 다음 대회부터는 4년에 한 번씩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 WBC를 개최할 만한 경제적 능력을 갖춘 나라로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 한국 대만 캐나다 정도다. 특히 대회 시기가 시즌 개막 전인 3월 혹은 시즌 종료 직후인 11월이나 열리게 돼 날씨가 추운 한국과 일본이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선 돔구장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일본은 다수의 돔구장을 보유해 한국보다 유리하다. 하지만 한국은 앞으로 7년 후인 2013년 제3회 대회를 유치 목표로 지금부터 준비에 들어가면 돔구장을 비롯한 야구장 신축 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미국 메이저리그 노조, 일본프로야구 선수노조 등과 함께 제1회 대회 운영위원회의 한 축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선수협이 적극적으로 한국유치 활동에 참가할 자격은 충분하다. 선수협이 한국 프로야구 총괄기구인 한국야구위원회(KBO) 등과 보조를 맞춰 본격적으로 2013년 WBC 한국 유치 활동에 나설 것인지 주목된다. sun@osen.co.kr 지난 3월 미국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한국과 일본의 WBC 준결승전 입장식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