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의 딜레마, '영화보다 쇼프로가 인기'
OSEN 기자
발행 2006.11.08 07: 48

영화배우 김수로는 코미디 연기의 1인자로 자타가 인정한다. 또 연예인으로서의 그는 예능프로그램의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두 가지 경우를 통틀어 유쾌하고 밝은 이미지로 승부한다. 김수로는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을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 약방의 감초처럼 각종 코미디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로 흥행을 책임지는 주연배우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스로를 ‘코믹배우’라 정의하며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영화배우 중 코믹연기만큼은 자신있다는 표현이다. 또 재치있는 입담꾼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 홍보를 위해 출연했던 KBS 2TV ‘상상플러스’에서 선보인 꼭지점댄스는 2006 독일월드컵 공식 응원댄스가 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때문에 영화 개봉이 가까울수록 각종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뜨거운 러브콜이 쏟아진다. 하지만 김수로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 코믹배우인 그가 TV 시청률을 보장하는 입담까지 선보이니 대중들에게는 ‘김수로는 코미디언에 버금갈 정도로 웃기다’는 이미지로 각인된다. ‘웃기다’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영화배우로서의 모습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최근작 ‘잔혹한 출근’은 ‘코믹서스펜스’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말을 풀이하자면 관객들의 끌어당기는 긴장감(서스펜스)이 있지만 그 속에서 웃음(코믹)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 영화는 코믹배우 김수로의 개인기에 의존하기보다 ‘코믹서스펜스’라는 장르에 걸맞게 유괴범의 딸이 유괴된다는 이중유괴를 블랙코미디 내지는 시츄에이션코미디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게 배우로서 김수로가 추구하는 연기의 방향이다. 김수로는 시사 후 간담회나 각종 인터뷰에서 이러한 점은 강조했다. 그러나 ‘잔혹한 출근’ 시사 및 개봉 후 반응 중에는 ‘김수로가 출연하는 영화인데 별로 웃기지 않다’는 소리도 섞여 있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잔혹한 출근’이 드라마보다는 코미디가 강조된 것과 김수로에 대한 선입견(?)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김수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잔혹한 출근’이 자신에게 중요한 전환점임을 시사했다. “만약 이 영화와 같이 색다른 코미디를 보여주는 작품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정말 ‘그저 웃기기만 해야 하는 영화’에만 출연해야 할지도 모른다”. 주연배우로서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기보다는 영화배우로서 자신의 확실한 소신이 담긴 말처럼 들렸다. 김수로는 영화배우로서 자신의 장점을 살려 코믹배우를 자청하고, TV 예능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맞게 능수능란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긴다. 하지만 영화를 볼 때 그수로에 대한 평가와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서의 기대치는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을 않을까?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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