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허영만의 만화가 충무로 극장가를 평정할 참이다. 베스트셀러 시리즈 1부를 영화로 만든 조승우 김혜수 주연의 ‘타짜’는 700만 관객을 향해 순항중이고 내년 1월에는 단행본 54만부 판매 기록을 가진 ‘식객’이 개봉한다. 소재 기근에 시달리던 영화 제작사들은 요즘 허영만 화백 모시기에 바쁘다. 어떻게든 그의 원작 만화 판권을 따내기 위해 눈도장을 찍고 있다. 긴 세월 활동해온 한국만화 최고 화백답게 그의 작품 종류는 다양하고 그 내용과 깊이가 웬만한 소설 뺨치기 때문이다. 허영만 원작의 인기는 어제 오늘 시작된 게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 검증된지 오래다. 흔들리는 청춘의 고뇌와 사랑을 그린 김성수 감독의 ‘비트’(1997년)는 그 시절 폭발적 흥행을 기록했다. 정우성 고소영이 주인공 민과 로미를 맡았고 아직 뜨기 전의 유오성 임창정이 인상깊은 조연으로 출연했다. 고소영은 아직까지 ‘비트’를 넘을만한 흥행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SBS 드라마로 만들어진 ‘아스팔트의 사나이’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병헌 정우성 최진실 이영애 등 캐스팅도 화려했지만 웃길 때 웃기면서 스릴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원작만화의 탄탄한 스토리가 한 몫을 했다. 허 화백의 작품 창고에는 아직도 수많은 보물이 남아 있다. ‘타짜’와 ‘비트’에 견줘서 절대 뒤지지않을 원작 만화들이다. 이 가운데 그의 출세작이나 다름없는 ‘각시탈’(1974년) 판권은 김성수 감독이 가져갔다. 일제시대 양민을 괴롭히는 일본군을 상대로 ‘조로’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한 고독한 영웅의 이야기다. 김 감독은 "어렸을 때 읽은 '각시탈'은 언제나 내 머릿속에 영화 소재로 맴돌고 있었다. 촬영 기술이나 제작비 때문에 미루고 있었지만 이제는 여건이 갖춰졌다"며 조만간 시나리오와 캐스팅 작업에 나설 예정을 밝혔다. 그가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은 '변칙복서' '태양을 향해 달려라' '퇴역전선' '아스팔트 사나이' '카멜레온의 시' '고독한 기타맨' '미스터Q' '세일즈맨' '오늘은 마요일' '오!한강' 등 스포츠와 기업, 정치,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수십편에 달한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