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47세이브를 달성하며 '아시아 소방왕'으로 탄생한 '돌부처' 오승환(24.삼성)이 제2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를 앞두고 '액땜'을 톡톡히 했다. 오승환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로 쌓인 피로가 풀리지 않은 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는 심한 기체 흔들림으로 '졸도'하는 해프닝을 빚는가 하면 8일 도쿄돔 첫 훈련에서는 양준혁의 타구에 맞는 등 시련을 당했다. 오승환은 지난 7일 일본행 비행기 안에서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정신을 잃으며 뒤로 넘어졌고 비행기 뒤편으로 옮겨져 잠시 산소마스크 신세를 지기까지 했다. 비행 동안 간헐적으로 비행기가 '터뷸런스' 때문에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릴 때가 있었는데 때마침 오승환이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공교롭게 터뷸런스 때문에 중심을 잃으면서 무릎을 꿇었다. 왼손으로 좌석을 붙잡고 있었지만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은 오승환은 상체가 뒤로 넘어갔다. 놀란 트레이너가 곧바로 달려가 오승환을 뒤편으로 이동시킨 뒤 비행기 내에 비치된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발 마사지를 해주는 등 기민하게 움직여야 했다. 덕분에 오승환은 잠시 후 깨어났고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 측에선 "피로가 누적된 데다 순간적으로 비행기가 푹 가라앉으면서 어지러움을 느껴 정신을 잃은 것 같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지더니 아무것도 안 보였다. 죽는 줄 알았다. 많이 피곤했던 것 같다. 지금은 별 이상 없다"고 말했다.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8일 오후 치러진 훈련에서는 양준혁이 때린 타구에 허리를 맞고 넘어져 다시 한 번 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오승환은 우측 외야에서 몸을 풀다 이날 바운드 된 양준혁의 타구를 보지 못하고 허리를 맞고 잠깐 쓰러졌다. 오승환이 넘어지자 근처에 있던 김현욱 투수 코치 등 5명이 금세 몰려 상태를 점검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다행이 타구 강도가 세지 않아 오승환은 곧바로 일어났고 정상적으로 훈련했다. 2번의 연속된 액땜을 치른 오승환이 '돌직구'를 앞세워 코나미컵 우승컵까지 거머쥐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