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제칼로의 천금같은 쐐기골로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전북은 9일(이하 한국시간) 시리아 홈스 칼레드 빈 알 와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원정 2차전에서 0-2로 뒤지던 후반 41분 제칼로의 헤딩골로 만회하며 1-2로 졌다.
전북은 알 카라마와 1승 1패 동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1일에 열렸던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던 전북이 종합 전적에서 3-2로 앞서며 지난 2003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범 이후 K리그 팀으로는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섰다.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제패는 K리그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클럽으로서도 처음이다.
또 상금 60만 달러(약 5억 8000만원)와 함께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티켓을 거머쥔 전북은 다음달 11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북중미카리브해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격돌하게 됐다. 전북이 클럽 아메리카를 꺾고 4강에 진출할 경우 다음달 14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호나우디뉴가 버티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게 된다.
4만이 넘는 관중이 운집한 경기장 속에서 그야말로 전북은 위축된 경기를 펼쳤다. 전반 시작과 함께 206cm 장신 수비수 파비우 산토스의 프리킥 슈팅으로 위기를 넘긴 전북은 슈팅 기회만 생기면 그대로 슈팅을 때리는 알 카라마 선수들의 공격을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일약 철벽 수문장으로 거듭난 권순태의 선방으로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북은 전반 후반부터 염기훈의 슈팅 등으로 반격하며 알 카라마의 일방적인 분위기가 될뻔 했던 경기를 팽팽하게 만들었지만 후반 9분만에 이야드 만도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모하메드 알 함위가 아크 정면에서 혼전 도중에 나온 슈팅이 골대 왼쪽을 맞고 나오자 만도가 골문 안으로 공을 밀어넣은 것. 선방을 계속하던 권순태도 알 함위의 슈팅때 다이빙을 해 골문을 비운 상태였기 때문에 막을 수가 없었다.
선제골에다가 대통령까지 나와 응원을 받으며 사기가 하늘을 찌른 알 카라마는 후반 16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사각지역에서 모하메드 이브라힘이 넘어지면서 슈팅한 것이 두번째 골로 연결됐고 전북과 알 카라마는 1차전 홈경기 전적을 포함해 2-2 동점이 되고 말았다.
눈깜짝할 사이에 2골을 내준 전북은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며 이후에도 알 카라마에게 추가골을 내줄 수 있는 위기를 힘겹게 넘기는 모습이 계속됐고 후반 종료가 다가오면서 연장전을 준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연장전으로 들어간다면 시리아 홈팬들의 응원을 받는 알 카라마보다 유리할 것이 전혀 없는 상황.
하지만 제칼로가 결국 팀을 구해냈다. 후반 41분 김인호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제칼로가 골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연결시키면서 알 카라마의 골망을 뒤흔들었다.
한골을 더 내줘 3득점, 3실점이 되어도 원정경기 득점 우선원칙에 따라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전북은 제칼로의 쐐기골로 남은 시간동안 여유를 되찾았고 결국 빛나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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