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등극은 그야말로 1년 여에 걸친 '한 편의 드라마'였다. 전북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오르기까지 그야말로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다. 전북의 역전 드라마는 AFC 챔피언스리그가 아니라 2005 하나은행 FA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1월 2일 충남 논산공설운동장에서 열렸던 FC 서울과의 16강전에서 전북은 정종관이 후반 14분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18분 정조국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전북은 박주영 정조국의 잇따른 슈팅을 골키퍼 이광석의 선방으로 잘 막아내며 위기를 넘긴 뒤 조진수 대신 교체 투입됐던 용병 밀톤이 네또의 어시스트를 받아 결승골을 터뜨리고 8강에 올랐다. 8강전에서 수원 삼성을 만난 전북은 전반 인저리타임에 김남일에게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6분과 17분 밀톤과 조진수가 연속골을 터뜨려 승리를 눈 앞에 뒀지만 44분 이따마르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 연장 전반 4분에 김남일에게 재역전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밀톤이 전반 9분에 동점골을 터뜨렸고 승부차기에서 1, 2번 키커 마토와 김진우의 슈팅을 막아내 4강에 진출했다. 결국 전북은 4강전과 결승전에서 인천 한국철도와 울산 현대미포조선을 연파하고 FA컵 정상에 등극했다.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지만 전북은 2005 시즌 K리그 정규리그에서 4승 6무 14패로 승점 18밖에 따내지 못하며 최하위 광주 상무보다 겨우 승점 1 앞선 12위였고 조별리그에서 만나야 할 상대는 중국 리그와 일본 J리그를 제패한 다롄 스더와 감바 오사카였다. 그러나 전북은 조별리그부터 역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홈경기 1차전에서 1-2로 뒤지다가 후반 26분과 40분 김형범의 연속골로 3-2로 극적인 승리를 따낸 전북은 2차전 원정경기에서 다롄에 0-1로 지는 패배의 쓰라림도 맛봤지만 이후 다낭(베트남)에 2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전북은 구단주인 정몽구 회장의 구속사태로 AFC 챔피언스리그를 포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판단한 전북은 포기할 마음을 버리고 감바 오사카와의 원정경기를 1-1로 마무리지었고 결국 1, 2위를 가리는 마지막 경기에서 다롄 스더와 다시 만났다. 전북은 후반 13분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뒤졌지만 22분 김형범의 동점골, 36분 왕정현의 결승골에 이어 43분 김형범의 쐐기골로 3-1로 승리, 8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토너먼트부터는 전북이 '역전의 명수'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경기에서 1차전에서 0-1로 뒤진 뒤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고도 제칼로와 염기훈, 정종관의 연속골로 4-2로 승리, 4강에 올랐고 4강전에서는 '형제팀' 울산 현대와의 1차전에서 2-3으로 지고도 2차전에서 4-1로 승리하는 뒷심을 발휘하며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에선 알 카라마(시리아)와 만난 전북은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뒤 2차전에서 2골을 연속해서 내주며 역전패 위기에 몰렸지만 제칼로가 후반 41분 쐐기골로 마침표를 찍으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결국 전북은 60만 달러(약 5억 80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거머쥐며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도 획득, 최소한 100만 달러(약 9억 5000만 원)의 상금도 추가로 확보했다. 여기에 1차전에서 클럽 아메리카(멕시코)를 꺾으면 200만 달러(약 19억 원)의 상금을 확보하고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만나는 꿈의 대결도 가능하다. 한때 AFC 챔피언스리그 포기까지 생각했던 전북으로서는 그야말로 '고진감래(苦盡甘來)'가 아닐 수 없다. ■ 전북의 FIFA 클럽 월드컵 일정 12월 11일 / 도쿄, 오후 7시 20분 / 전북 현대 - 클럽 아메리카(멕시코) 12월 14일 / 요코하마, 오후 7시 20분 / 전북 현대 - FC 바르셀로나(스페인) * 11일 경기 이겼을 경우 12월 15일 / 도쿄, 오후 7시 20분 / 5~6위전 * 11일 경기 졌을 경우 12월 17일 / 요코하마, 오후 4시 20분 / 3~4위전 * 14일 경기 졌을 경우 12월 17일 / 요코하마, 오후 7시 20분 / 결승전 * 14일 경기 이겼을 경우 tankpark@osen.co.kr 지난해 FA컵 우승을 차지하고 환호하는 전북 선수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