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선’, 영화에 인권을 담다
OSEN 기자
발행 2006.11.09 09: 36

11월 7일 서울 CGV용산에서 영화 ‘세 번째 시선’이 언론에 공개됐다. 6개의 에피소드로 엮어진 옴니버스 형식의 이 영화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지정한 18개 차별 조항 중 ‘외국인 노동자’, ‘소년소녀가장’, ‘가정 내 성차별’ ‘인종차별’ ‘청소년 동성애’ ‘비정규직 노동자’ 등 6개 항목을 각각의 감독들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2003년 ‘여섯 개의 시선’과 2005년 ‘다섯 개의 시선’에 이어 인권에 대한 관심증대와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해 이 영화를 기획, 제작했다. 그 동안 수많은 홍보활동을 펼쳐온 국가인권위가 왜 직접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까지 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가 다른 매체들보다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고 활용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의 한 관계자는 “영화는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무거운 소재를 쉽게 대중에게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다. 영상시대라는 말에 걸맞게 영화 한편을 만들면 DVD나 비디오 등 보급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여러 매체를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책보다는 영화상영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고, 그리고 실제로도 효과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2003년 만화 단행본 ‘십시일반’을 발간해 10만부라는 판매고를 올렸고, 각종 포스터나 사진, CF를 통해 인권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인권문화콘텐츠를 기획, 개발해 보급하는 활동을 펼쳤다. 영화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국가인권위가 영화를 채택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과 감독으로서 재능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여섯 개의 시선’에는 박찬욱 박진표 임순례 감독이, ‘다섯 개의 시선’에는 장진 류승완 정지우 감독이 참여했다. 이번 ‘세 번째 시선’에는 ‘말아톤’으로 2005년 국내영화상 신인감독상을 휩쓸었던 정윤철 감독을 비롯해 김현필, 김곡/김선, 노동석, 이미연, 홍시선 감독 등 실력파 감독들이 한데 모였다. 하지만 국가인권위가 제작한 영화라는 점은 나름대로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다. 언론시사 후 이어진 총 프로듀서를 맡은 이현승 감독은 “우선 영화가 돼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인권이 매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과 관련된 내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영화로서 관객들을 끌어들일만한 영화로서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흥행은 ‘세 번째 시선’에서 최우선의 것은 아니지만 충분조건을 될 수 있다. 흥행하면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현승 감독은 이날 마지막에서 “어느 한 한국영화는 관객이 1300만이나 들었다”며 “그 영화의 1%(13만)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영화로 인권을 이야기한 이 영화가 그 목적을 과연 달성할 수 있을까?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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